당·청 쇠고기 긴장… 당내 “답답할 따름” 황우여도 청 비판

2012.04.30 21:32
이지선 기자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놓고 당·청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부터 앞장서 ‘즉각 검역 중단’에서 나아가 ‘수입 금지 조치’까지 주장했지만 청와대에선 이를 정치적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30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미 쇠고기 검역 중단 요구를 정치적이라고 보는 것을 두고 “그렇게 하면 지나치게 정치적인 해석을 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의 신뢰를 위해서 먹거리에는 정부가 단호하게 나선다는 것이 얼마나 국민들을 안심시키겠나.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그런 (정치적) 시각으로 보지 말고”라고 말했다. 정치적 공세로 치부하는 청와대의 자세를 비판한 것이다.

황 원내대표는 2008년 정부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광고를 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국민 앞에 다시 이야기가 불거지지 않도록 딱 초기에 잘 잡아야 된다는 것이 정치권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5월2일 예정된 촛불시위를 두고 “민심을 가볍게 보지 말고”라며 “항상 정부와 정치권은 국민의 뜻과 우려를 충분히 감안해 기민하게 잘 조치해 주는 것이 국민 단합이고 또 우리가 해야 될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농어촌개발공사 사장을 지낸 홍문표 전 최고위원도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청와대가 오해는 오해대로 사면서 뒤늦게 광우병 조사단을 파견하며 뒷북치는 모양새가 됐다”며 “광우병 자체만 놓고 봤을 때 국민 입장에서 얼마나 불안하겠느냐. 마트가 정부보다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정부와 청와대를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청와대의 상황 인식을 두고 분노와 자포자기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수도권 당선자는 “바로 자기의 문제가 될 수 있는 식품 안전과 관련된 사안도 정치적 접근이라고 비판한다면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지금까지도 이해도 수용도 하지 않고 있다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한 의원도 “민심은 심상치 않은데 정부가 너무 수출만 생각하는 것 같다. 미국에 저렇게까지 약할 이유가 없고 이걸 기회로 저쪽에 새로운 요구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매번 늦게 대응하고, 그러고도 교훈도 못 얻는 정부”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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