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동 당시 국정원 국장 “권영세와 평소 통화, 내용은 기억 안나”

2013.08.19 22:54 입력 2013.08.19 23:14 수정

국정원 2차 청문회 쟁점 1. 여권 커넥션 의혹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위의 19일 2차 청문회에서 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은 지난해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이 불거진 당시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 권영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 종합상황실장(현 주중대사)과 통화한 사실을 시인했다. 박 전 국장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여권 커넥션’의 연결고리로 지목받아온 만큼 주목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는 통화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야당은 경찰이 댓글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지난해 12월16일 박 전 국장과 권 종합상황실장이 수차례 통화했다는 제보를 근거로, 박 전 국장이 당시 김 청장에게 “댓글 흔적이 없다”는 허위 수사결과를 발표토록 종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b>준비해온 ‘모범답안’</b> 박원동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이 19일 국정조사 2차 청문회장의 가림막 안에서 미리 준비해온 ‘모범답안’을 보고 있다. 답변서에 ‘김용판 관련, 1. 횟수, 2. 내용’이란 제목 아래 ‘공무로 알고 있는 사이입니다’ ‘그 무렵 다른 날 통화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왼쪽 사진). 국정원 댓글 여직원 김모씨가 손에 들고 있는 자료에도 ‘답변 드리기 곤란합니다’ 등의 글이 쓰여 있다(오른쪽). 두 사람은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거의 자료를 읽듯이 답변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준비해온 ‘모범답안’ 박원동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이 19일 국정조사 2차 청문회장의 가림막 안에서 미리 준비해온 ‘모범답안’을 보고 있다. 답변서에 ‘김용판 관련, 1. 횟수, 2. 내용’이란 제목 아래 ‘공무로 알고 있는 사이입니다’ ‘그 무렵 다른 날 통화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왼쪽 사진). 국정원 댓글 여직원 김모씨가 손에 들고 있는 자료에도 ‘답변 드리기 곤란합니다’ 등의 글이 쓰여 있다(오른쪽). 두 사람은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거의 자료를 읽듯이 답변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박 전 국장은 “권 대사가 국회 정보위원장 시절에 국회 파견관으로 6개월 정도 근무하면서 아는 사이”라며 “평소 통화하는 사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 무렵(대선 당시) 통화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박 전 국장은 그러나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12월11일부터 16일 사이에 권 대사와 통화하는 것을 목격한 사람이 있다”고 추궁하자 “현재 제기되는 의혹과 관련해 통화한 적은 없다”고 말을 바꿨다. 통화 자체는 인정한 것이다.

박 전 국장은 또 12월16일 김용판 전 청장과 통화한 것에 대해선 “아마 맞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 전 청장도 지난 16일 청문회에서 “제가 그날도 화를 많이 냈다. (박 전 국장이 전화해) 경찰이 과연 댓글 흔적을 분석해낼 능력이 있는지, 경찰이 분석을 끝내놓고 정치권의 눈치를 보느라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것은 경찰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문제”라고 말했다.

박원동 당시 국정원 국장 “권영세와 평소 통화, 내용은 기억 안나”

박 전 국장은 이에 대해 “김 전 청장이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우리 원(국정원) 문제로 고생하는 것 같아 인사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전화했다”고 말했다. 박 전 국장은 다만 “지금 생각해 보니 통화가 적절하지 못한 감도 있다”고 말했다.

박 전 국장은 ‘김 전 청장과 12월15일에도 통화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서상기 의원과도 작년 12월11일부터 16일 사이에 통화하지 않았느냐’는 질의에도 “세세히 알 수 있겠나. 기억을 못한다”고 답했다.

박범계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서 위원장하고 그 무렵(12월11~16일) 통화하고, 권 대사와도 여러 차례 통화했다고 한다. 김용판 전 청장과도 12월16일뿐만 아니라 12월15일 통화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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