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미국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나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서면 인터뷰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8일 주장했다. 기사를 쓴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해당 내용이 포함된 윤 후보의 답변을 공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선대본부 공보단 명의로 “어제(7일) 보도된 워싱턴포스트 기사는 선대본부가 서면답변하는 과정에서 행정상 실수로 전달된 축약본에 근거해 작성됐다”고 공지하며 서면답변 원문을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당신은 페미니스트인가’라는 질문에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라며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식하고,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나를 페미니스트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내놓은 서면답변 원문을 보면, 윤 후보는 해당 질문에 “(집권 시) 남성과 여성을 집합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개개인의 문제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국정을 운영하겠다”며 “TV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려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온다. “나는 나를 페미니스트로 여긴다”는 내용은 국민의힘이 전달한 답변 원문에는 빠져 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후보 본인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면 인터뷰 진행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워싱턴포스트에 기사 수정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후보에게 승인받은 답변 원문에는 해당 발언이 없었지만, 실무진이 원본을 압축해 축약본을 만드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실무진이 답변을 마감하는 차원에서 한 문장을 넣은 것이고, 원문에 없던 말이 실수로 들어갔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윤 후보 답변에는 “페미니즘을 해석하는 방식은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 나가려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으며, 그러한 차원에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윤 후보는 세계 여성의날인 이날 SNS에 “여성가족부 폐지” 등 한 줄 공약을 다시 올렸다. 한 줄 공약은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여성가족부 폐지”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 성범죄와의 전쟁 선포” 등 3가지다. 윤 후보는 여성의날 관련 입장을 따로 내지 않았다. 2030 남성들의 표심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국민의힘 여성본부 명의로 ‘여성·남성이 모두 존중받는 나라, 내일을 바꾸는 윤석열이 만듭니다’ 제목의 성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