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륙간 미사일급’ 기술력 과시… 한·미 전략 영향

2009.04.05 17:53 입력 2009.04.06 01:01 수정
박성진기자

북한이 5일 로켓 ‘은하 2호’에 탑재한 위성 ‘광명성 2호’를 지구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실패했다. 이로써 북한은 외견상 ‘대포동 미사일’로 통칭되는 장거리 로켓 발사에서 3차례 모두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한·미 양측은 이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프로그램이 실패했다고 결론내리지 않았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파악하지만 계속적으로 추가 분석을 해나가겠다”고 이상희 국방장관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참모본부도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세부내용의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北 ‘대륙간 미사일급’ 기술력 과시… 한·미 전략 영향

이는 북한이 인공위성의 궤도 진입에는 별 관심이 없고 로켓의 사정거리를 늘리는 데만 주력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번 로켓이 마지막 진입에 실패해 전체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됐지만 2006년에 비해 사거리가 늘어났고 기술적 발전도 이뤘다”고 지적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단계와 3단계 로켓의 분리 여부와 로켓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들어왔는지 여부, 실패 원인 등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발사는 실패했지만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과시했다고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평가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같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또다른 정부 당국자는 “1∼2단계 추진체의 경우 북한이 발표한 대로 탄착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3단계 위성체가 궤도에 올라갔는지는 추가 확인을 해야 하며, 이는 5일가량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5일 후면 북한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어쨌든 북한은 이번 로켓 발사로 ICBM의 기술 능력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그 가능성만큼은 전 세계에 과시했다.

북한이 발사한 로켓의 2단계 추진체 낙하지점이 당초 예고한 무수단리 발사장 기점 3600㎞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1, 2단계 추진체가 낙하한 지점이 대포동 1호 발사 때보다 2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 당국은 ‘은하 2호’가 사정거리 4500~8000㎞인 ICBM용으로 개발한 대포동 2호 개량형인 것으로 추정했다.

아래쪽 1단계 로켓은 개량을 거친 중국의 CSS-3 미사일 추진체, 2단계 로켓은 노동미사일 추진체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또 탄도미사일로 사용할 경우 탄두 무게가 500~1500㎏에 달하지만 인공위성을 탑재했다면 무게 30㎏ 안팎일 것으로 분석했다. 황의돈 국방정보본부장은 국회 국방위에서 “탄두 크기로 볼 때 이란이 최근 발사한 위성체와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미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시 1, 2단계 로켓 발사 성공으로 다단로켓 기술 중 중요한 단 분리 기술을 확보했다. 또 KN02 개발 성공으로 소형 로켓용 고체연료 기술을 확보했다.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능력 과시는 당장 한국과 미국에 군사적으로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김종배 합참 작전처장(준장)은 “군사전략 차원에서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대비는 전시에 미국 증원전력 전개 지연문제와 한·미간 작전 지속능력 유지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는 “북한이 앞으로 핵탄두 무게를 3t가량으로만 경량화한다면 미국의 태평양지역 전진기지인 앤더슨 공군기지가 있는 괌까지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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