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발사

美 30초만에 감지→ 3200㎞ 비행→ 추락

2009.04.05 18:07 입력 2009.04.06 00:59 수정
박성진기자

1일부터 연료 주입 작업 시작

‘은하 2호’ 장착 12일만에 발사

로켓 추진체 동해·태평양에 떨어져

2009년 4월5일 오전 11시30분15초.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스위치를 눌렀다.

전체 길이 32m가량의 로켓이 불꽃을 내뿜었다. 인공 통신위성 ‘광명성 2호’의 발사체인 ‘은하 2호’를 함경북도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의 발사대에 장착한 지 12일 만이다. 2006년 7월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대 장착 이후 17일 만에 발사했던 것보다 5일 앞선 것이다.

로켓에서 뿜어나온 화염은 30초 후쯤 미국 조기경보위성(DSP)의 감지기에 잡혔다. 로켓 관련 정보는 즉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로 보내졌다.

한반도 동해 상공에 떠 있던 미국의 RC135S 정찰기(코브라 볼)는 은하 2호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동해상에서 대기하고 있던 한국의 ‘세종대왕’, 미국의 ‘매케인’과 ‘채피’, 일본의 ‘곤고’와 ‘조카이’ 등 이지스급 구축함 5척도 1000㎞ 이내의 모든 비행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SPY-1D 레이더를 가동해 무수단리에서 솟아오른 북한 로켓을 동시에 추적했다. 주일미군에 배치된 FBX 조기경보 레이더도 가세했다

은하 2호는 일본의 아키타(秋田)현 서쪽 동해상에서 1단계 로켓을 분리한 뒤 곧바로 2단계 로켓을 점화했다. 고도를 높인 은하 2호는 일본 동북북 상공을 지난 뒤 태평양 상공에서 2단계 로켓 분리와 3단계 로켓 점화를 시도했다.

이 과정은 북태평양에서 대기 중이던 탄도미사일 추적용 선박인 ‘코브라 쥬디’ 등에 포착됐다. 이후의 궤적 추적과 분석은 X밴드 레이더가 배치된 미국 알래스카 포트그릴리 기지와 콜로라도주에 있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가 맡았다.

일본 정부는 “장거리 로켓의 1단계 로켓이 이날 오전 11시37분 아키타현 서쪽 동해상에 낙하했고, 2단계 로켓의 경우 11시43분 일본 동쪽에서 2100㎞(무수단리 기점 3200㎞) 떨어진 태평양상까지 비행궤도가 추적됐다”고 밝혔다.

발사 4시간쯤 지나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은하 2호가 5일 오전 11시20분 발사돼 9분2초가 지난 11시29분2초에 광명성 2호가 궤도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우리 정부가 발표한 발사시간과 무려 10분15초 차이가 났다. 로켓이 발사된 지 9분2초 만인 11시29분2초에 광명성 2호가 궤도에 진입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남한이 밝힌 발사시점보다 1분13초나 앞서 궤도에 올라갔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첩보위성이 열추적 레이더를 통해 발사 시점을 탐지하기 때문에 생기는 시간 오차 때문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한이 미국과 일본의 로켓 궤도 탐지 추적을 방해하기 위해 실제와 다르게 발사시간을 보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3단계 로켓은 지구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지금까지 판단한 것은 1∼3단계 탄체가 모두 해상에 (탄착하거나) 추락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어떤 물체도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로켓 발사 상황을 모니터해온 미국의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도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북한이 발사한 ‘대포동 2호 미사일’의 1단계 추진체가 동해에 떨어졌고, 발사체 머리 부분과 함께 나머지 추진체는 태평양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발표를 전면 부인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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