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발사

LA타임스 “日 과잉대응 정치적 의도”

2009.04.05 17:51 입력 2009.04.05 23:17 수정

국민들은 차분히 벚꽃놀이…‘아소 정치적 쇼’ 비판

북한이 예정대로 로켓을 쏘아올렸지만 일본 정부의 우려와 달리 영해·영토에 로켓의 잔해가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와 언론은 ‘과잉 반응’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난리법석을 떨었다.

이 과정에서 두 차례나 오보를 내 망신을 자초했다. 인기 없는 아소 내각의 인기만회를 위한 국내 정치용 쇼라는 비난과 군비 증강을 위한 ‘의도된 실수’라는 비판이 함께 나왔다.

NHK방송은 지난 4일 낮 긴급 뉴스로 낮 12시16분쯤 “북한으로부터 ‘비상체(飛翔體)’가 발사됐다”고 전했다. 앞서 두 시간 전 조선중앙통신이 “곧 인공위성을 발사한다”고 보도한 이후 정규방송을 중단한 채 뉴스속보를 계속 내보내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발사 보도가 나온 지 5분도 채 안돼 “잘못된 탐지에 의한 잘못된 정보”라며 정정보도를 내보냈다. 정부의 위기관리센터가 각 성·청과 지자체, 언론기관을 연결해 운용하고 있는 ‘Em-Net’으로 불리는 시스템이 오작동했다는 것이다.

동북지역의 아키타현은 이날 오전 10시50분쯤 자위대 정보를 근거로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잘못된 정보를 휴대전화 메일을 통해 주민들에게 보냈다가 정정하는 소동을 피웠다. 정부는 “매우 유감”이라고 사과했지만 비난이 쇄도했다.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 간사장은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으면 국민이 곤란해진다”고 비판했다.

상당수 일본 국민은 “정부가 지나치게 소란을 피우는 게 아니냐”며 비판적인 반응이다. 긴장 속에 호들갑을 떠는 정부와 대조적으로 주말 벚꽃놀이를 즐기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5일 “패트리엇 미사일(PAC3)이 배치된 도쿄 이치가야의 방위성 주변에 수십명의 시민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PAC3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기에 바빴다”며 사진과 함께 분위기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벚꽃이 한창인 도쿄 우에노공원에는 지난 4일 올봄 들어 가장 많은 20만여명의 상춘객이 몰렸다. 시부야, 긴자 등 도심지역도 평소와 다름없이 행인들로 가득찼다.

시민들은 “그렇게 요란을 떨면 북한만 좋아하지 않겠느냐”며 “한심하다”는 반응이었다고 아사히는 소개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4일 “북한의 로켓 발사 움직임에 일본이 과잉 대응하는 데는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는 지적이 있다”며 “일부에서는 일본이 로켓 파편의 위험을 과장하고 있다는 견해를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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