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복잡한 공항서 눈 깜짝할 사이 공격…병원 이송 중 사망

2017.02.15 22:43 입력 2017.02.15 23:05 수정
이인숙 기자

김정남 피살 상황 재구성

마카오행 저비용항공 출국장

탑승 1시간 전에 습격 당해

인파가 오가는 국제공항 청사에서 벌어진 ‘독극물 암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쓰러져 숨졌다.

한국 정부 발표와 말레이시아 경찰의 조사, 현지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해보면 김정남이 습격을 받은 시간은 13일 오전 9시쯤(현지시간)이었다. 지난 6일부터 말레이시아에 체류했던 김정남은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2청사에 도착해 10시에 이륙하는 마카오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다. 마카오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둘째 부인 이모씨 등을 만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은 ‘1970년 6월10일 평양 출생, 김철(Kim Chol)’이라 기재된 여권을 갖고 있었다.

탑승 시각을 1시간가량 남겨두고, 출국장에서 셀프체크인 키오스크 앞에 있던 김정남의 뒤쪽에서 여성 2명이 접근했다. 공항 폐쇄회로(CC)TV에 두 여성 중 1명의 모습이 잡혔다. 이 여성은 흰색 긴 소매 윗도리에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여성들은 김정남을 뒤에서 낚아챈 뒤 얼굴에 액체를 뿌렸다. 이 사건을 담당하는 셀랑고르주 범죄조사국의 파드질 아흐마트 부국장은 현지 언론에 “김정남이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누군가 뒤에서 잡고 얼굴에 액체를 뿌렸다’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사건이 일어난 2청사는 주로 말레이시아 국내선과 저가항공사 노선들이 오가는 터미널이며 늘 승객들이 지나다니는 곳이다. 쿠알라룸푸르 공항은 보안관리가 엄격하지만 출입국 인파가 오가고 있어 범행 당시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은 곧바로 공항 내 의료실로 옮겨졌다. 두통과 어지러움을 호소했고, 발작 증세도 보였다고 한다. 김정남은 들것에 실려, 차량으로 30분 거리인 쿠알라룸푸르 남쪽 행정타운 푸트라자야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졌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