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포기만 강요하면 북·미 회담도 재고할 것”

2018.05.16 22:44 입력 2018.05.16 23:31 수정
김재중 기자·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북이 문제 삼은 미 전투기 ‘F-22’ 미국 공군 차세대 전투기인 F-22가 16일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북한은 F-22가 참가한 한·미 공군 연합훈련인 ‘맥스선더’ 실시를 이유로 이날 예정된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했다. 광주 | AFP연합뉴스

북이 문제 삼은 미 전투기 ‘F-22’ 미국 공군 차세대 전투기인 F-22가 16일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북한은 F-22가 참가한 한·미 공군 연합훈련인 ‘맥스선더’ 실시를 이유로 이날 예정된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했다. 광주 | AFP연합뉴스

김계관 성명 통해 볼턴 맹비난
‘선 핵폐기 후 보상’에 강력 반발
백악관은 “회담 여전히 희망적”
‘맥스선더’ 탓 고위급회담 연기

북한은 16일 미국이 ‘선 핵포기, 후 보상’ 방식의 리비아 모델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재고를 언급했다. 북한은 이날 열기로 했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한·미 공군 연합훈련인 ‘맥스선더’ 등을 문제 삼아 전격 연기했다. 한·미는 북한의 반발이 남북관계와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 미칠 파장을 파악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개인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에서 대화 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들이 마구 튀어나오고 있는 것은 극히 온당치 못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김 제1부상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선 핵포기, 후 보상’식의 리비아 핵폐기 방식을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핵개발의 초기 단계에 있었던 리비아를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와 대비하는 것 자체가 아둔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제1부상은 북한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위협 공갈을 끝장내는 것”을 비핵화 선결 조건으로 수차례 천명했다면서, 미국이 핵포기 대가로 경제적 보상을 거론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런 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제1부상은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가오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0시30분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남측에 보내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했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맥스선더 훈련을 ‘판문점선언’에 대한 도전이자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하며 “16일로 예견된 북남 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천하의 인간 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선언을 비방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 놓고 있다”는 비난도 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지난 14일 국회 강연에서 한 발언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북측의 고위급회담 연기를 두고 “ ‘판문점선언’의 근본정신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유감”이라며 “북측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조속히 회담에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같은 내용을 담은 통지문도 북측에 전달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지금의 상황은 같은 그림을 그리기 위한 지난한 과정이며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진통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백악관 새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16일 오전(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 “북·미 정상회담 성사는 여전히 희망적”이라며 “우리는 계속 그 길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백악관이 국가안보회의(NSC), 국방부, 국무부 등 유관 부처 관계자들과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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