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북 조치 유의하며 북·미 회담 준비 계속”

2018.05.16 16:17 입력 2018.05.16 23:30 수정

강경화 장관과 통화…백악관 “우리는 계속 그 길 갈 것”

트럼프 정부, 긴급 회의…CNN “허 찔려” 당혹감 전해

전문가 “양보 얻으려 압박…회담 무산 가능성은 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37회 연례 순직 경찰 추모 행사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에서 두번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세번째)과 함께 가슴에 손을 얹고 있다.  워싱턴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37회 연례 순직 경찰 추모 행사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에서 두번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세번째)과 함께 가슴에 손을 얹고 있다. 워싱턴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은 북한이 일방적 핵포기 강요를 비판하며 북·미 정상회담 재고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북·미 회담 준비를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미 연합훈련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처럼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의도 파악에 나섰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미 회담이 무산될 가능성은 낮게 봤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포기만 강요할 경우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재고려할 것이란 담화 발표에 대해 “북·미 정상회담 성사는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오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계속 그 길을 갈 것”이라며 “우리는 힘든 협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준비해왔다”고 했다.

백악관은 앞서 북한의 남북 고위급회담 취소 등 잇따른 압박성 발표를 내놓은 직후에는 “북한이 밝힌 내용에 대해 자체적으로 살펴보겠다” “동맹국들과 긴밀하게 지속적으로 조율해 나가겠다” 등 원론적 입장만 내며 말을 아꼈다.

백악관은 국가안보회의(NSC), 국방부, 국무부 등 유관 부처 관계자들과 함께 긴급대책회의를 가졌다고 CNN이 보도했다. 방송은 백악관 참모진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이 북한에 허를 찔렸다”며 당혹스러운 기류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정부는 특히 김 제1부상의 담화 의도와 북·미 회담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김 제1부상 언급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2차 방북 이후 ‘선 핵폐기, 후 보상’ 방식을 공론화하는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겨냥하면서, 비핵화와 체제 보장이 선후 관계가 아니라 동시이행 문제라는 북한 입장을 재확인하는 내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강경화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조치에 유의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계획을 계속하지 말라는 의사를 내비치는 어떤 것도 들은 게 없다”며 “우리는 회담 계획을 계속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합동훈련을 진행하는 것이 미국에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말해왔다”고도 했다.

백악관과 국무부가 북·미 회담 개최에 변함없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비핵화와 체제 보장의 이행 순서를 두고 접점을 찾기 위한 북·미 양측의 접촉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버트 매닝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맥스선더는 방어훈련으로, 한·미동맹의 정례적 일상의 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발표를 두고 북·미 회담을 무산시키기보다 핵심 현안에서 양보를 얻으려는 압박 전술로 평가했다.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매트의 편집장 앤킷 팬더는 트위터에서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북·미 정상회담을 원하는지 시험해보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회담에 앞서 판돈을 올리는 옛날 게임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김정은은 지난 1월 이후 외교 활동을 통해 쌓아온 선의를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동맹의 로라 로젠버그 선임연구원은 트위터에서 “북한은 트럼프가 ‘볼턴이 자신의 소중한 정상회담을 위협하고 있다’고 결론 내고 그를 버스 아래로 던져 버리기를 희망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왔다.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은 트위터에서 “북한의 발표는 성공으로 가는 쉽고 빠른 길은 없다는 점을 상기시켜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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