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공고 꽁꽁 얼린 보인고 ‘냉정’

2015.07.28 21:52 입력 2015.07.28 22:43 수정

대통령금배 축구 8강전

▲ ‘미리 보는 결승전’ 꼽힌 라이벌전
경기 안 풀린 임민혁 파울로 퇴장
그 공백 틈타 김대원 2골로 날아
보인고, 4년 전 결승 패배 설욕

승리의 강한 열망이 잘못 표출되면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고교생들의 대결에서는 심리 상태가 경기력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라이벌을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을 느낀 팀은 승부의 추를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갔다. 반면 냉정하게 상대를 공략한 팀은 뜻밖의 대승을 거뒀다.

28일 전남 영광군 영광스포티움에서 진행된 제48회 대통령금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 8강전에서 맞붙은 수원공고와 보인고의 대결은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꼽혔다. 학원축구의 명가인 두 팀은 대통령금배에서 뛰어난 성적을 냈다. 수원공고는 2005년과 2011년 우승을 차지했고, 보인고는 2011년부터 3년 연속 결승에 올라 우승 한 차례, 준우승 두 차례를 기록했다. 두 팀은 2011년 결승에서 맞붙은 바 있다. 이 경기에서는 수원공고가 3-2로 보인고를 물리치고 우승했다.

28일 전남 영광군 영광스포티움에서 열린 제48회 대통령금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 8강전에서 보인고 주장 정주원(오른쪽)이 수원공고 백성현과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영광 | 서성일 기자

28일 전남 영광군 영광스포티움에서 열린 제48회 대통령금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 8강전에서 보인고 주장 정주원(오른쪽)이 수원공고 백성현과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영광 | 서성일 기자

두 팀에는 18세 이하(U-18) 대표팀에서 주축으로 활약하는 미드필더 임민혁(수원공고)과 김대원(보인고)이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관심을 모은 두 팀의 대결에서 승부는 엉뚱한 곳에서 갈렸다. 전반 25분 코너킥에서 수원공고 골키퍼의 펀칭 미숙으로 보인고 수비수 정주원이 헤딩골을 넣을 때만 해도 팽팽한 분위기가 유지됐다.

그러나 후반 5분 수원공고의 에이스 임민혁이 상대 선수에게 가한 보복행위로 퇴장을 당하면서 흐름이 확 바뀌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짜증이 난 임민혁이 상대에게 고의적인 파울을 범해 퇴장당한 여파는 컸다. 수원공고는 에이스의 무모한 퇴장으로 팀 분위기가 크게 떨어졌고, 보인고는 환호했다. 보인고 선수들은 기뻐했지만 경기는 냉정하게 풀어갔다. 수적 우위를 앞세워 차근차근 상대를 공략했다.

보인고는 임민혁이 퇴장당한 지 1분 만에 첫골을 넣었던 주장 정주원이 다시 헤딩으로 골을 넣었다. 이후엔 분위기가 처진 수원공고를 농락했다. 승리의 방점을 찍은 공격수는 U-18 대표팀 안익수 감독이 주시하는 김대원이었다. 김대원은 후반 12분과 16분에 호쾌한 골을 터뜨렸다. 자신감 넘치는 슈팅과 높은 결정력을 자랑하며 대표 선수의 자격을 증명했다. 임민혁과 김대원 두 대표선수의 활약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보인고는 냉철한 투지를 보이며 4년 전 결승에서 자신들에게 패배를 안긴 수원공고를 4-0으로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다. 보인고 심덕보 감독은 “선수들이 강팀을 상대로 강한 정신력으로 이기려는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우승 후보인 신갈고는 미드필더 선지우가 2골을 넣는 활약을 펼쳐 배재고를 4-0으로 완파, 보인고와 4강전에서 맞붙게 됐다. 부평고는 장훈고를 2-0으로 물리쳤고, 영등포공고는 파주고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겨 4강에 올랐다.

수원공고 꽁꽁 얼린 보인고 ‘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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