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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검 평검사 회의 “채동욱 총장 사퇴 반대”… 검찰 반발 확산

2013.09.14 01:36 입력 2013.09.14 02:08 수정

서울중앙지검 평검사 회의 여부 주목

채동욱 검찰총장(54)이 청와대의 압력에 의해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일선 검사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 사법부 파동에 비견되는 검찰 파동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은 채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13일 저녁 ‘평검사 회의’를 열고 ‘전원 일동’ 의견으로 채 총장 사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서부지검 평검사 회의 결과 전문보기]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은 “일부 언론의 단순한 의혹 제기만으로 그 진위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총장이 임기 도중 사퇴하는 것은 이제 막 조직의 안정을 찾아가는 상황을 고려할 때 재고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최근 일부 언론의 의혹제기, 법무부 장관의 공개 감찰지시, 연이은 검찰 총장의 사의 표명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회의를 열고 이 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법무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감찰을 지시한 이후 곧바로 검찰총장이 사퇴함으로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는 상황으로 비춰지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서부지검 평검사들은 “감찰 지시의 취지가 사퇴 압박이 아니고 조속히 의혹을 해소하고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면 사표의 수리 이전에 먼저 의혹의 진상이 밝혀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장께서는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의혹이 근거 없는 것이라면 사의 표명을 거두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을 이끌어 주길 바란다”면서 채 총장의 사의 표명을 반려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 같은 내용의 ‘평검사 회의’ 개최 결과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게재했다.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일부 검사들도 “사표를 내야하는 상황이 아니냐”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검의 한 연구관은 “이럴 바엔 검찰을 준사법기관이 아니라 청와대 감찰기구로 바꿔버리라고 하라”며 “검찰은 이제 끝났다. 누가 총장으로 와도 청와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유신시대로의 복귀다. 촛불시위라도 벌이고 싶다”고 말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한 검사는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수고하셨습니다. 잘 가세요. 장관님”이라는 글을 올렸다. 물러날 사람은 채 총장이 아니라 황 장관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 부장검사는 “앞으로 어느 검사가 장관을 믿고 따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평검사들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도 회의를 여러 서울서부지검 평검사 회의와 같은 입장을 내놓을 경우 이번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추석 연휴가 오는 18일부터인 만큼,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15, 16일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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