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팬미팅·해외 공연·전시… 신종 코로나 탓 문화계 ‘한파’ 오나

2020.01.29 21:04 입력 2020.01.29 21:08 수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연예계도 비상이 걸렸다. K팝 가수의 팬들은 해외 스케줄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고, 각종 행사가 연기되는 등 변동을 맞았다. 맨 앞부터 배우 김수현, 그룹 슈퍼주니어와 갓세븐. 코브픽쳐스·SM·JYP엔터테인먼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연예계도 비상이 걸렸다. K팝 가수의 팬들은 해외 스케줄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고, 각종 행사가 연기되는 등 변동을 맞았다. 맨 앞부터 배우 김수현, 그룹 슈퍼주니어와 갓세븐. 코브픽쳐스·SM·JYP엔터테인먼트

김수현·강성훈 팬미팅 잠정 연기
군 복무 연예인 출연 뮤지컬 취소
NTC드림, 마카오 일정 ‘어쩌나’

문화계 당분간 활동 위축 불가피
피해 심했던 ‘메르스 재현’ 우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확산되면서 문화계도 비상이 걸렸다.

해외 활동이 많은 K팝 가수의 팬들은 해외 스케줄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고, 각종 행사가 취소·연기되는 등 변동을 맞았다. 불특정 다수가 장시간 밀폐된 장소에 모이는 공연계 역시 손 소독제와 체온계를 비치하며 감염 예방조치를 강화했다.

그룹 슈퍼주니어는 지난 28일 오후 400여명의 팬들과 컴백쇼를 녹화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전파를 우려해 녹화를 비공개로 변경했다.

한류스타 배우 김수현은 다음달 9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1000석 규모의 팬미팅을 열 계획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잠정 보류했고, 가수 강성훈도 다음달 14·15일 계획했던 팬미팅을 잠정 연기했다.

해외 일정을 앞두고 있는 가수의 팬들은 행사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2월7일과 8일 마카오 공연이 예정된 그룹 NTC드림 팬들의 우려 목소리가 컸다. 마카오는 29일 오전 현재 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엔시티드림_당장_입국시켜’와 같은 해시태그가 올라왔다. 소속사 관계자는 “팬들의 염려가 이해되는 상황”이라며 “스케줄을 논의 중이다. 다만 설 연휴 관계로 현지와 소통이 어려워 현지 상황에 맞춰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2월15·16일 태국 방콕에 이어 22일 싱가포르, 29일 마카오에서 공연이 예정된 그룹 갓세븐(GOT7)과 3월14일 중국 칭다오에서 팬 사인회를 여는 그룹 에스에프나인(SF9)의 팬들도 일정을 취소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속사 관계자들은 “당장은 일정 변경 계획이 없다”면서도 “현지 상황에 따라 조율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취소·연기 사례도 늘고 있다. 그룹 샤이니 멤버 온유와 엑소 멤버 시우민 등 군 복무 중인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육군본부 창작 뮤지컬 <귀환>의 공연 주관사 라이브컬쳐는 다음달 7~9일 열리는 고양 공연과 같은 달 21~23일 예정된 안산 공연을 취소했다고 29일 밝혔다. 라이브컬쳐는 “신종 코로나 확진 사례가 수도권 및 경기 일부 지역에 있었던바, 공연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월1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공연 예정이던 ‘민중가요 소환 콘서트 더(the) 청춘’도 이날 일정을 연기했다.

대규모 관객을 동원하는 만큼 공연계에선 예방대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공연장과 전시장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근무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응대하도록 하고 있다”며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모니터링하면서 추가적으로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소독제 살포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술의전당에서도 “관객이 많이 모이는 곳에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입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예방을 위해 관람객들의 체온을 측정하는 열화상 감지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권도현 기자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입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예방을 위해 관람객들의 체온을 측정하는 열화상 감지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권도현 기자

박물관과 미술관도 촉각을 곤두세우기는 마찬가지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 28일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응해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과 종묘에 영어·중국어·일본어로 작성한 감염병 예방수칙 안내문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화장실과 매표소에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문화재 해설사·매표원·방호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지시했다.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29일 “안내문은 설치를 완료했다”며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에 맞춰 적절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신종 코로나 감염 예방수칙 등을 담은 영상을 서울관과 과천관 로비 등에서 상영 중이다. 외부와 연결되는 출입구에는 예방 홍보물을 설치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 본관 로비 등에 열화상 감지 카메라를 설치했다. 방탄소년단(BTS)의 글로벌 현대미술 전시 프로젝트인 ‘커넥트, BTS’(CONNECT, BTS) 서울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전시관에도 손 세정제, 마스크가 비치돼 관람객들이 이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문화예술계에 신종 코로나로 인한 티켓 예매율 감소 등 큰 타격은 감지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입었던 피해가 재현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메르스 공포가 정점을 찍은 두 달간 연극, 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나 급감했다.

남창임 인터파크 홍보팀 차장은 “메르스 때는 굳이 지금 봐야 하는 공연이 아니면 나중에 봐야겠다는 분위기가 두드러지면서 신규 예약을 하지 않는 추세가 뚜렷했다. 당시에는 6월에 거래액이 줄었다가 한 달 정도 지나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노민지 클립서비스 홍보팀장은 “메르스 때처럼 사회적 분위기가 위축되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연장에 오지 않으려는 경향이 생길까봐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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