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중국 뱃길도 끊어놨다” 평택항 운항 중단·인천항 개점휴업

2020.01.29 21:01 입력 2020.01.29 21:08 수정

평택 여객터미널 잠정 폐쇄

“중국, 선사에 탑승 불허 요구”

텅 빈 대합실엔 보안요원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29일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된 경기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의 출국장이 텅 비어 있다. 인천항에서도 일부 노선이 중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당분간 승객 없이 화물만 싣고 운항한다. 최인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29일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된 경기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의 출국장이 텅 비어 있다. 인천항에서도 일부 노선이 중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당분간 승객 없이 화물만 싣고 운항한다. 최인진 기자

인천 10개 노선 중 5개 스톱
출항 배도 승객 없이 화물만
“장기화되면 파산 선사 속출”
지자체 축제·행사도 줄취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여파가 중국을 잇는 바닷길마저 끊어놨다. 중국을 오가는 노선 90% 이상을 점유하는 인천항과 경기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거나 ‘빈 배’로 입·출항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내 여객선 선사 측에 신종 코로나 감염 차단을 이유로 승객 탑승을 불허하면서부터 생긴 현상이다.

29일 찾은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은 ‘개점휴업’ 상태였다. 터미널 앞 버스 정류장은 한산했고, 승객을 찾아볼 수 없는 텅 빈 대합실은 마스크를 한 보안요원 서너명이 지키고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들과 소상공인(보따리상) 수백명이 여객선 입·출항 시간대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여객선 4개 선사는 전날부터 중국을 오가는 4개 노선의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터미널 상주 직원 김모씨(35)는 “경기지역의 유일한 중국 관문인 이곳이 사실상 잠정 폐쇄된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 여파로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ㄱ선사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감염 차단을 이유로 자국민에게 해외여행 금지령을 내린 데 이어 국내 여객선사에는 승객 탑승 금지를 공식적으로 요구했다”면서 “중국 정부가 승객 탑승을 불허한 것은 한·중 수교 후 카페리선이 운항된 지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인천항도 사정은 비슷했다. 국제여객터미널 2곳에는 9개 선사가 10개 노선을 운항 중인데 현재 5개 노선은 휴항 상태다. 운항 중인 나머지 5개 노선은 중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당분간 승객 없이 화물만 싣고 운항할 계획이다. 당장 이날 여객선 2척은 승객 없이 ‘빈 배’로 출항했다. 중국 단둥으로 떠난 1만6527t급 선박(정원 800명)은 화물과 승무원 37명만 태우고 출발했다. 중국 웨이하이로 출항한 3만322t급 선박(정원 724명)도 승무원 40명에 화물만 싣고 떠났다.

선사들은 이런 현상이 한 달 이상 장기화되면 파산할 수 있어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ㄴ선사 관계자는 “사드와 메르스 사태 때엔 소상공인과 개인 관광객 탑승이 허용되는 등 이 정도로 심하지 않았다”면서 “현재 여객선 운항 여부와 상관없이 선사별로 수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우려로 전국 각지 유명 축제와 각종 행사가 줄취소 사태를 맞고 있다. 경기도는 2월6~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려던 ‘2020 대한민국 기본소득박람회’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 차원에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광명시는 29일부터 예정된 ‘동방문 인사 및 시민과의 대화’를 연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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