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

중국서만 하루 1만9000명 입국…검역관 96명, 24시간 ‘사투’

2020.01.29 21:41 입력 2020.01.29 21:44 수정

‘신종 코로나’ 1차 저지선 인천공항…유증상자 찾기 안간힘

건강 체크란 1곳이라도 이상 있으면 ‘선별진료소’로 보내

29일 인천국제공항 내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배치된 간호장교와 군의관 등이 중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검역하기 위해 방역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29일 인천국제공항 내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배치된 간호장교와 군의관 등이 중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검역하기 위해 방역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29일 오전 10시40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중국 톈진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들어왔다. 노란 건강상태질문서를 손에 쥔 승객들이 항공기에서 우르르 내렸다.

99명의 승객이 검역대를 통과하면서 검역관에게 질문서를 제출하자 1 대 1 체온 측정이 시작됐다. 승객의 이마와 목 부위에 비접촉 체온계를 대고 체온 측정을 마친 검역관들이 “편찮으신 데 없으시죠” “아픈 데 없으시죠”라며 증상을 재차 확인했다. 중국인 승객 71명 중 영어로 된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하지 못해 공란으로 들고 온 사람도 있었다. 옆에 서 있던 검역관과 경찰관들이 건강상태질문서 작성을 도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중국을 넘어 일본·독일·미국 등 해외 각지로 확산된 가운데, 검역관들은 신종 코로나 1차 저지선인 공항에서 유증상자를 걸러내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중국 지역에서 입국하는 승객들 대상으로는 작은 증상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한숙 인천공항검역소 검역1과장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출발 직항편은 지난달 23일부터 운항이 중단됐지만, 어제 중국에서 온 승객만 1만9000명”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건강상태질문서 제출-체온 측정-검역관 문진 등의 과정을 거쳐 이상이 없으면 통과된다. 하지만 질문서나 발열 체크에서 하나라도 이상이 발견되면 바로 선별진료소로 이동해 다시 진단을 받게 된다.

톈진 출발 항공편으로 온 한 한국인 여성이 건강상태질문서에 ‘근육통 있음’을 체크한 것이 확인되자, 검역대 옆 역학조사대에서 검역관이 고막 체온 체크를 했다. 보호구를 착용한 공보의가 근육통 증상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결국 이 여성은 공항 내 설치돼 있는 5개 선별진료소 중 한 곳으로 이동했다.

전신을 감싸는 레벨D 보호복을 입고 고글을 착용한 간호장교는 이 여성에게 “후베이성 다녀온 적 있나요” “중국에서 어디를 방문했나요” “열, 기침 증세가 있나요” 등을 물었다. 문진 결과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귀가가 결정됐으나, 군의관은 이 여성에게 “혹시 열이 난다면 무조건 1339(질병관리본부 콜센터)로 연락해달라”고 안내했다.

신종 코로나 국내 1·2번 확진자는 이 같은 검역 과정을 거쳐 공항에서 걸러냈다.

김상희 인천검역소장은 “1번 환자의 경우 열은 38도였으나 호흡기 증상이 없었고 본인이 폐렴도 없다며 폐 사진을 보여줘 유증상자로 분류해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현장 검역관이 판단해 격리병상으로 이송시켰다”고 말했다. 3·4번 환자처럼 검역 당시 무증상이었던 확진자들이 나온 상황에서 결국 현장 검역관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

김한숙 검역1과장은 “불안해서 검사해달라고 오는 분들이 많다. 집에 가기 꺼려진다며 상담해서 안전한지 확인받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에서는 96명의 검역관이 네 팀으로 나뉘어 교대근무를 하면서 24시간 검역업무를 하고 있다. 이 인력만으로는 지금의 검역체제 유지가 어려워 국방부에 군의관·간호장교 등 인력을 증원해달라고 요청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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