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20년 전 대선후보들은 지금보다 포용적이었다

2017.04.26 11:25 입력 2017.04.27 09:36 수정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5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동성애 반대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그럼요”라고 답하며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20년 전 대선 후보들이 밝힌 성소수자 관련 견해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97년 11월28일자 한겨레신문 기사를 보면 15대 대선을 앞두고 한겨레신문이 당시 대선후보에게 던진 ‘동성애자들의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각 후보들의 대답이 실려 있다.

대선후보 토론회<br />(고양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25일 오후 고양시 일산동구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주최로 열린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각 당 후보들이 발언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호순으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2017.4.25<br />photo@yna.co.kr

대선후보 토론회
(고양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25일 오후 고양시 일산동구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주최로 열린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각 당 후보들이 발언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호순으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2017.4.25
photo@yna.co.kr

유력한 보수 후보였던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현 자유한국당)는 “동성애자들의 사생활도 인정받고 인권도 보장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이 가는 점도 있다. 그러나 동성애가 일반인들에게 정상적인 것으로 비치지 않는 현실에서 이들의 사회운동화를 선뜻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인제 당시 국민신당 대선 후보는 온정주의적 시각에서 성소수자 운동을 바라봤다. 이인제 후보는 같은 질문에 “(동성애가) 사회에 저항하고 자신의 성아이덴티티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중요한 것은 동성애자를 하나의 신성한 인격체로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라고 밝혔다.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현재 문재인 후보와 비슷한 논조로 답변을 했다. 김대중 후보는 “나는 동성애에 동의하지 않지만 동성애도 이성애와 같이 인간에 대한 애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이단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동성애자 활동 역시 인권 보장의 한 부분으로 접근하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진보진영의 권영길 국민승리 21 후보는 “한국 사회가 동성애 운동을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사회적 여건을 갖추었고, 당국 역시 이러한 사회 조류에 발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같은 20년 전 후보들의 발언은 19대 대선을 앞두고 열린 TV토론에서 나온 “저는 뭐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습니다”(문재인)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가 얼마나 이 나라에 퍼져있는지 아느냐”(홍준표)는 등의 성소수자 관련 발언보다 전향적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2002년 16대 대선을 앞두고도 비슷한 공개질의가 있었다. 2002년 12월 섹슈얼리티 문화계간지 ‘버디’가 유력 대선 후보에게 동성애 관련 공개질의를 했다. 16대 대선에 또 다시 출마한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는 커밍아웃에 대해 “업무수행에 차질을 빚거나 조직생활을 할 수 없는 게 아니라면 상관없다”고 답했다. 노무현 새천년 민주당 후보는 “경우에 따라 커밍아웃이 무모한 일이 될 수 있기에 개인적으로 말리고 설득을 해보고 싶지만 관계가 달라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성소수자의 인권을 위한 기본 정책에 대해 이회창 후보는 “사회적으로 해악을 입히거나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열린 눈으로 보아야 한다”고, 노무현 후보는 “심정적으로는 동성애 정서와 관련해 동의하지 못하는 점이 많지만, 차이로 인해 차별을 받아서 안 된다는 입장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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