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노조 “‘집게 손’ 검열은 게임업계 흑역사···피해 회복 속히 이뤄져야”

2023.12.01 13:14 입력 2023.12.01 14:50 수정

2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앞에서 한국여성민우회 주관으로 열린 ‘넥슨은 집게 손 억지 논란을 멈춰라’ 기자회견에서 참가자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효진 기자

2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앞에서 한국여성민우회 주관으로 열린 ‘넥슨은 집게 손 억지 논란을 멈춰라’ 기자회견에서 참가자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효진 기자

게임업계의 이른바 ‘집게 손 검열’ 사태를 두고 IT 노동조합이 “게임업계의 흑역사가 갱신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IT 노조는 집게 손 검열을 지지한 넥슨 노조를 향해서는 “회사나 조합원의 잘못을 덮어주고 울타리 밖의 누군가에게 책임을 미루는 조직이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IT 노조는 1일 성명에서 “(집게 손 사태는) 게임업계의 하나의 커다란 흑역사가 됐고, 여전히 ‘집게 손’을 검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흑역사는 매일 갱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넥슨코리아는 피해 노동자와 피해 업체에 대한 적절한 사과와 회복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IT 노조는 “언론의 후속 보도로 해당 영상을 한 개인이 조작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게 밝혀졌고, 게임업계가 조리돌림하듯 한 업체는 문제 제기 부분과 무관한 업체임이 드러났다”면서 “근거 없이 죽일 듯 달려들 때는 전광석화 같던 게임업계가 일순간 매우 과묵해진 것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기 때문이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IT 노조 산하에 있는 넥슨 노조가 본사 앞 ‘집게 손’ 규탄 기자회견에 불쾌감을 표한 것을 두고는 “노동조합이 조합원의 이해를 우선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든 상황과 조건에서 오로지 조합원 개개인의 이해만을 유일한 척도로 놓는 것은 노동조합과 노동운동 모두를 모욕하는 일”이라고 했다. 여성민우회·IT 노조 등이 지난달 28일 넥슨 본사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 대해 넥슨 노조는 다음날 성명을 통해 “IT 노조가 손가락의 의미도 제대로 모르면서 우리와 상의 없이 회견을 했다”며 반발했다.

IT 노조는 “넥슨은 가장 먼저, 가장 깊게 반성해야 한다. 참담한 수준에 머무는 게임업계의 무책임과 무분별을 처음 드러낸 곳이 바로 넥슨이었기 때문”이라며 “페미니즘 지지 견해를 밝혔다는 이유만으로 게임 성우를 교체한 2016년의 ‘넥슨 성우 교체사건’은 페미니즘을 표적 삼은 사상검증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진지한 접근과 자정 노력이 넥슨 노조의 성공을 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IT 노조는 “이와 같은 일이 수년간 반복됐지만 양상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게임산업이 벌어들이는 돈의 액수가 커진 것에 비해 게임업계가 가진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책임 의식은 매우 초라한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자랑스러운 게임업계의 역사라는 것은 매출액으로만 쓰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사실무근의 문제 제기를 분별없이 받아들여 사과를 남발하고, 특정 업체나 노동자를 집단으로 괴롭히는 데에 급급한 미성숙한 태도는 한국 게임업계, 그중에서도 넥슨의 규모와 영향력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IT 노조는 “피해 당사자는 물론 넥슨에서 열정을 다해 일하고 있는 모든 IT산업 노동자들이 받은 충격과 피해가 하루속히 회복되기를 바란다”면서 “이 일로 인해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IT산업의 미래는 IT 노동자의 손에 달려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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