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확정

중, 30분 만에 “단호한 반대”…러 “돌이킬 수 없는 결과 초래”

2016.07.08 23:04 입력 2016.07.08 23:30 수정

한·중 관계 ‘루비콘강’ 건너

미·중 힘겨루기에 발 담근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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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8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를 한반도에 배치하기로 공식 결정함에 따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삐걱거리던 한·중 관계가 파국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도 강력 반발할 것으로 예상돼 동북아시아 정세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날 사드 배치 발표가 나온 지 30분 만에 즉각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은 “미국과 한국이 중국을 포함한 역내 관련 국가의 명확한 반대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한 것에 대해 중국은 강렬한 불만과 함께 견결히(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견결한 반대’는 중국이 북한 핵실험을 비난했을 때 사용한 표현이다.

성명은 이어 “사드 배치는 중국을 포함한 역내 국가의 전략적 안보 이익과 지역의 전략적 균형에도 심각한 손해”라고 지적하면서 이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 정부는 또 주중 한국·미국 대사를 각각 외교부로 초치해 강력한 항의를 전달했다.

중국은 그동안 ‘사드 배치는 한·중 관계의 마지노선’이라고 공공연히 강조하며 노골적으로 반대해왔다. 지난 2월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는 “사드로 인해 한·중 관계 발전 노력이 순식간에 파괴될 수 있다”고 직설적이고 비외교적인 표현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의 거듭된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드 배치를 강행함에 따라 한·중 관계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풍랑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한·중 관계가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사드 배치 문제를 단순히 한·중 관계 차원이 아니라 미국과의 핵전력 균형을 깨는 전략적 차원의 문제로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미·중의 위험한 전략적 게임에 한국이 발을 담그게 된 것을 의미한다.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은 그동안 미·중 사이에서 표면적으로나마 ‘균형외교’를 표방하며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던 박근혜 정부가 이번 결정으로 완전히 미·일 편으로 돌아선 것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한국을 미·일의 고리로부터 떼어놓기 위한 노력을 접고 보복과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도 “중국의 반응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라면서도 “말뿐 아니라 정치·군사·경제적 측면에서 한국에 불이익을 주기 위한 보복행위에 나설 것인지가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번 결정은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미·일과 중·러의 대립구도를 더욱 날카롭게 해 동북아 안보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또 동북아시아에 군비 경쟁을 초래할 뿐 아니라 북한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 등 국제사회 공조가 중국·러시아의 반발로 와해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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