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1년 넘게 항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연이어 한국산 무기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27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주최한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 특별 세미나’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한국산 살상무기를 공급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길 희망한다”며 살상무기 지원에 관한 협의를 요청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적시에 중장갑차, 포병, 방공체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표준 탄약 및 장비 지원이 필요하다”며 “각종 재래식 무기에 있어서 러시아의 능력과 유사한 수준이 된다면 우크라이나의 승리로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점령당한 영토의 절반을 수복했다면서 “이 과정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내에서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완전성’이 회복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휴전설을 일축한 것이다.

포노마렌코 대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한국 정부는 의약품, 의료장비, 컴퓨터, 구급차, 픽업트럭, 보호장비, 발전기, 굴착기 등을 포함해 인도적 지원을 총 1억달러 규모로 제공했으며 올해는 1억3000만달러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이같은 지원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하면서도 “그러나 전쟁의 규모와 강도를 감안할 때 우크라이나는 지체 없고 훨씬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한국산 무기가 지원된다면 긍정적일 것”이라며 “한국 지도부 초청을 진행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그는 “이 훌륭한 나라에 관해 다른 나라들과 의논 중인 세부사항들이 있다”며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기회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정부는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무기 지원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검토가 있어야 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