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60)은 비례대표 11번,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68)는 비례대표 15번을 배정받았다. 두 사람 모두 ‘당선 안정권으로 분류된다. 여야의 여성 리더가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다수 의견에 따라 박 위원장을 비례대표 1번으로 건의했지만, 당 지도부는 11번에 배치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한 공천위원은 “1번부터 10번에 해당하는 후보는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고 박 위원장도 이런 의견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 이후 순번에는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인사들을 배치했다는 것이 공천위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경남 창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론)보도를 보고 공심위에 1번을 사양하겠다는 뜻을 말했다. 저보다도 당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는 좋은 분이 1번으로 올라가는 게 더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심사위원회는 당초 한 대표를 11번에 포함시켜 최고위원회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들도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례대표 심사위원회 관계자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 대표가 원내에 들어오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공교롭게 박 위원장 순번과 겹쳐서 뒤 번호로 미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두 여성 대표의 순번을 두고 ‘정치적 의미’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아예 1번처럼 4·11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차원의 상징성도 없고, 배수진을 친 끝 번호도 아닌, 11번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당의 총선 승리 가능성을 넓히려면 20번대를 받든지, 아니면 공천 난맥상의 책임을 지고 기득권을 내려놓는 차원에서 불출마하는 것도 선택 카드에 있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