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비례후보 누구… ‘경제민주화’와 거리 먼 ‘친재벌’ 학자 전면에, 20대는 전무

2012.03.20 22:35 입력 2012.03.20 23:56 수정
이지선 기자

MB노믹스 축 이만우·감세론 안종범 ‘안정권’

친박 인사도 다수 포진

새누리당이 20일 발표한 비례대표 공천자에 ‘경제민주화’를 실천할 인사는 빠졌다. 오히려 경제민주화와는 거리가 있는 학자들이 배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인사는 10번 이만우 고려대 교수다. 그는 지난달 28일 한 신문 칼럼에서 “재정적자가 심각한 일부 유럽 국가를 제외하고는 세율 인하가 대세인데 우리나라는 정권심판론이 득세하면서 인상으로 방향을 틀어 역주행하고 있다”며 “세금을 올려 복지를 늘리겠다는 선심성 공약이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려 최소한의 복지 기반도 무너뜨리는 공약(空約)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 정부의 성장 중심 경제논리인 ‘MB노믹스’를 만든 인사들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비례대표 12번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감세와 작은 정부를 내세운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 공약을 만든 팀원이다.

<b>어수선한 국회</b> 공천에 반발하는 현역 의원의 무소속 출마 선언, 정당의 총선 공약 발표 등이 이어지면서 20일 국회 정론관이 기자들로 붐비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어수선한 국회 공천에 반발하는 현역 의원의 무소속 출마 선언, 정당의 총선 공약 발표 등이 이어지면서 20일 국회 정론관이 기자들로 붐비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안 교수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맞춤형 복지’ 공약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지난해 6월 한나라당 지도부의 감세 철회 주장을 “진정성도 전문성도 없다”고 비판했다. 당 강령에 경제민주화를 포함시켰지만, 지역구에 이어 비례대표에서도 힘있게 이 정책을 추진할 인사들은 뽑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례대표 공천에는 다양한 직업군이 망라됐다.

조명철 통일부 통일교육원 원장은 북한 김일성대학 교수를 지낸 탈북자로 남한에서 통일정책 전문가로 안착한 점이 고려됐다. 다문화가정 대표자인 이자스민씨는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은 불행 속에서도 한부모 가장 역할을 수행하고 다문화가정을 돕는 등의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 정홍원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의 설명이다.

‘조두순 사건 피해자 주치의’로 유명세를 탄 신의진 연세대 의대 교수와 1973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사라예보 신화’를 썼던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이 당선 안정권인 7번과 9번에 배치됐다.

비례대표 명단에는 친박 인사들도 포진했다.

이상일 중앙일보 논설위원(8번)은 언론계에서 박 위원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수언론 출신인 이 위원은 선거대책위 체제가 출범하면 대변인을 맡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불과 10여일 전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패널로 참석해 박 위원장을 상대로 질의를 벌이기도 했다. 안종범 교수도 박 위원장의 싱크탱크 격인 국가미래연구원 발족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또 여성단체, 간호협회, 전국 시·도 의장단 협의회, 헤어피부미용중앙회, 기업인협회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이름을 올리면서 대선을 위한 인물 포진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사무처 당직자들은 당선 안정권 밖으로 배치됐다는 평가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권이 청년세대의 고민을 듣겠다며 청년비례대표를 내세웠고, 청년당이 출범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새누리당 비례대표 명단에는 20대가 배제됐다. 최연소 후보자는 35세인 이자스민씨다.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한 이영수씨(29)는 “새누리당은 ‘궁하지 않았다, 변화하지 못했다. 통할 수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래를 포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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