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 20년 만에 민주당 깃발

2022.06.02 00:27 입력 2022.06.02 01:22 수정

오영훈 제주지사 당선 확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후보가 6·1 지방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부인 박선희씨와 함께 제주 신광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꽃목걸이를 걸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후보가 6·1 지방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부인 박선희씨와 함께 제주 신광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꽃목걸이를 걸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의원·국회의원 ‘한 계단씩’
기업 유치·청년보장제 공약
선거 기간 내내 오차 밖 우위

제주도지사에는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후보(53)의 당선이 유력한 상태다.

제주도의원·국회의원을 거치며 차근차근 정치인의 길을 걸어온 오 후보가 인물론으로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 막판 나온 ‘김포공항 이전’ 변수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 후보는 2일 0시10분 득표율 54.26%로 허향진 국민의힘 후보(67)를 앞서고 있다. 그는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으로 이기며 우세를 점했다. 다만 선거 막바지 민주당 이재명·송영길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판세를 흔들 돌발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김포공항 이전이 제주 관광산업에 큰 타격을 입힐 최악의 공약이라며 총공세를 벌였으나 결국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는 도의원과 국회의원을 거쳐 제주지사까지 오른 제주지역 첫 정치인이다. 줄곧 우위를 보이며 선거를 승리로 이끈 것 역시 이 같은 길을 걸으며 형성된 높은 인지도와 지역 현안에 대한 세밀한 이해력, 지역 밀착력 등이 큰 힘을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회의원 재직 기간 최전선에서 4·3 희생자에 대한 배·보상을 핵심으로 하는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현안 해결 능력을 인정받았다.

전국적인 국민의힘 강세 속에 제주에서 민주당 도지사가 탄생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제주지역이 중앙정치의 판세, 특정 정당에 쓸려가지 않고 인물, 지역 여론에 의해 움직이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제주지사를 차지한 것은 2002년 제3회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 이후 20년 만이다.

그는 상장기업 20개 유치와 제주형 청년보장제 도입, 스마트그린 15분 도시, 생태계서비스 직불제 도입,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등을 5대 공약으로 제시했다. 생태계서비스 직불제는 곶자왈과 오름 등을 소유한 토지주나 마을이 해당 자산의 보전과 증진을 위한 활동을 할 때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은 현재 기초지자체가 없는 제주에 새로운 형태의 기초지자체 모델을 확정하고 2026년에 구성하겠다는 내용이다.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태어난 오 후보는 서귀포고·제주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대학 연대기구인 제주지역총학생협의회 의장을 맡아 국회 내 4·3특별위원회 구성 청원운동을 주도했다.

그는 20대 후반 고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인연을 맺어 새정치국민회의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다. 이후 강창일 민주당 전 의원의 보좌관을 거쳐 2006년 도의회에 입성했고 2010년 재선에 성공했다.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공천에서 탈락했다. 2016년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에 입성한 후 재선까지 거머쥐었다. 당시 연고가 적은 제주시을 지역에서 당선돼 화제를 낳았다. 국회에서는 원내대변인과 당대표 비서실장,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을 지내며 중량감을 키웠다. 오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도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아픈 곳을 씻어주고, 슬픔을 닦아주는 도민을 위한 비서실장이 되겠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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