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2인자 장성택 실각”

2013.12.03 21:48 입력 2013.12.03 23:20 수정
이지선 기자

김정은 고모부·국방위 부위원장

국정원 밝혀… 지난달 핵심 측근 2명 공개처형

“현재 연금상태… 해외 체류 조카·매제도 소환”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행정부장이 실각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의 측근 2명이 공개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부로 김정은 체제의 2인자 역할을 해온 장 부위원장이 실각했다면 북한 내부 권력 지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국가정보원은 3일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에게 긴급 대면보고를 통해 “최근 노동당 행정부 내 장성택의 핵심 측근들에 대한 공개처형 사실이 확인됐으며, 장성택도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에서 장 부위원장 심복에 대한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b>‘후견인 고모부’ 숙청했나</b>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오른쪽)가 지난해 2월16일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맞아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열린 육·해·공군 열병식에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평양 | 교도·연합뉴스

‘후견인 고모부’ 숙청했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오른쪽)가 지난해 2월16일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맞아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열린 육·해·공군 열병식에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평양 | 교도·연합뉴스

지난 11월 하순경 장 부위원장의 핵심 측근인 행정부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을 공개처형한 이후 장 부위원장의 소관 조직과 연계 인물들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가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 같은 정보의 출처에 대해 “믿을 만한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된 사항”이라면서 “출처는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장 부위원장은 모든 직책에서 해임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며 당 행정부 기능은 무력화됐거나 해체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했다.

북한은 장 부위원장의 측근들을 비리 등 반당(反黨) 혐의로 공개처형한 사실을 내부적으로 전파하고, 김 제1비서에 대한 절대 충성을 강조하는 사상교육을 실시하는 등 내부 동요 차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혐의가 ‘반당’이라는 점에 미뤄 이들의 처형은 “보위부나 당 조직지도부의 주도로 진행됐을 것으로 추정되며 사안의 성격상 김정은의 재가 없이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장 부위원장이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의 권력투쟁 과정에서 밀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지난 1일자 노동신문에서 ‘김정은 유일영도체계를 철저히 세우며 세상 끝까지 김정은과 운명을 함께할 것’을 촉구하는 기사가 나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장 부위원장이 현재 연금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 부위원장의 매제인 전영진 주쿠바 대사, 조카인 장용철 주말레이시아 및 주브루나이 대사가 북한으로 소환됐다는 말도 돌고 있다.

장 부위원장은 김 제1비서의 고모부로 후견인 역할을 하며 사실상 2인자로서의 위상을 유지해왔다. 국정원은 앞서 장 부위원장에 대한 견제 분위기가 일부에서 나타나면서 그가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공개 활동을 자제해왔다고 전했다. 정부는 장 부위원장 실각이 사실일 경우 권력투쟁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북한 내부 동향을 주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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