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북·미대화 다리 잇고…송영무, 서해 평화수역 연다

2018.09.16 22:23 입력 2018.09.16 23:03 수정

공식·특별 수행원으로 미리 본 남북정상회담

첫 동행 외교장관, 리용호 외무상 만나 비핵화 논의 전망

국방장관, 노광철 무력상과 전쟁 위험 해소 담판 가능성

김동연 부총리·장하성 실장 불참…부동산 현안 챙길 듯

<b>평양으로 향하는 선발대</b> 남북정상회담 남측 선발대가 16일 오전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평양으로 가기 위해 출경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양으로 향하는 선발대 남북정상회담 남측 선발대가 16일 오전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평양으로 가기 위해 출경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이틀 앞둔 16일 방북 수행원 명단을 발표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논의 촉진,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 남북관계 발전 등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를 고려한 수행원 구성으로 여겨진다.

외교부 장관으론 처음으로 강경화 장관이 평양 정상회담 공식수행원 명단에 포함됐다. 퇴임을 앞둔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수행원에 포함돼 서해 평화수역 조성을 놓고 북측과 담판을 벌이는 등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 수행원 면면으로 드러난 의제

분단 후 외교장관의 방북 자체가 처음이다. 2000년, 2007년 평양 정상회담에서는 남북관계의 주무가 통일부 장관이라는 점을 들어 외교부 장관이 동행하지 않았다. 강경화 장관 동행은 비핵화 문제가 핵심 의제라는 점이 고려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4·27 정상회담 때도 공식수행원에 포함됐다. 강 장관은 방북 기간 중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별도로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리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대화가 본격화되는 것을 앞두고 외교장관이 회담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영무 장관은 정경두 국방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포함됐다. 송 장관은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과 만나 군사적 긴장 완화와 전쟁위험 해소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 체결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 출신이라는 점을 살려 ‘한반도 화약고’라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과 관련해 북측과 담판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송 장관은 제재 위반 논란에 구애받지 않는 상호 군비통제 방안도 북측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소련이 1970년대 유럽에서 재래식무기 감축을 통해 신뢰구축을 한 것처럼 남북한 역시 우발적 충돌이 핵전쟁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군비통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생각에 따른 것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세 차례 평양 정상회담에 모두 참여하게 됐다. 조 장관은 2007년 정상회담 때 청와대 안보정책조정비서관으로 서훈 당시 국정원 3차장과 함께 10·4 선언 도출을 위한 실무협상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정당 대표들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환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나의 북한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인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2034년 월드컵 남북 공동개최를 제의한 차범근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 주역 현정화 감독도 방북단에 포함됐다. 작곡가 김형석, 가수 에일리와 그룹 블락비의 멤버인 지코는 정상회담 만찬 등을 계기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강경화, 북·미대화 다리 잇고…송영무, 서해 평화수역 연다

■ 김동연, 장하성은 빠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은 방북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2000년, 2007년 평양 정상회담 때 정부 경제팀 수장이 공식 수행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6일 브리핑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은 국내 여러 현안들이 추석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정부와 조율하는 책임을 맡기로 했다”며 “(김 부총리도) 마찬가지로, 집중해야 할 일이 추석 민심과 경제 현안을 대비하는 일”이라고 했다. 같은 이유로 임 실장도 정상회담을 수행하지 않는다. 부동산 폭등, 경제지표 악화 등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경제 투톱인 두 사람이 방북할 경우 야당의 정치공세 등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했을 법하다.

경제 라인에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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