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상득 의원(76)의 박모 보좌관(46)이 영업정지된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71)에게서 1억5000만원을 받은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박 보좌관은 SLS그룹을 위한 로비자금 명목으로 5억~6억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박 보좌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은 이날 박 보좌관을 불러 유동천 회장에게서 돈을 건네받은 시점과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전날 모 시중은행에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해 박 보좌관의 차명 계좌와 금융 거래 관련 정보를 제공받았다. 합동수사단은 이명박 대통령 사촌처남인 김재홍 세방학원 이사(72)가 유 회장으로부터 4억원을 받은 단서도 잡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유 회장이 올해 7월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실태조사를 앞두고 영업정지를 우려해 현 정권 실세들에게 구명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유 회장이 저축은행을 살리기 위해 박 보좌관과 김 이사 외에도 정·관계에 광범위하게 선을 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 보좌관에게 전달된 돈이 이상득 의원에게 흘러갔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SLS그룹 구명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대영로직스 대표 문모씨(42·구속)로부터 ‘박 보좌관에게 로비자금 명목으로 2009년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수차례에 걸쳐 달러를 포함해 현금으로 5억~6억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박 보좌관의 구속 여부는 10일 결정된다.

이상득 의원은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제 보좌관의 불미스러운 사건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할 말을 잃었다”며 “도의적 책임을 크게 느끼고 있다. 정말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