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지명자 발표, 2가지 미스터리

2013.02.08 20:10 입력 2013.02.08 20:33 수정

왜 당선인이 직접 발표 안 했을까

여야 대표 ‘지연’ 예측 왜 빗나갔나

‘만만디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1차 인선 결과가 새 정부 출범을 보름 남짓 앞둔 8일에야 일부 나왔다. 발표 형식이나 내용도 예상을 뒤엎는 것이었다.

이번 총리 지명자 발표는 지난달 24일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후보로 지명할 때와는 여러모로 달랐다. 당시에는 박 당선인이 지명자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발표했지만 이번에는 당선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정홍원 총리 지명자는 발표 30분 후 별도로 등장해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발표에는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나섰다. 총리 지명자를 발표하는 자리에 당선인도, 인수위원장도, 대변인도 아닌 부위원장이 연단에 오른 것이다.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박 당선인이 직접 인선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점쳐졌다. 당선인이 인수위를 방문할 때에만 등장하는 폭발물 탐지견과 경호 인력, 검색대가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 주변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인수위에 나타나지 않았고 예고에 없던 민생현장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표면적으로는 다른 일정 때문에 ‘대독’을 시킨 것이지만 실은 ‘김용준 낙마’ 여파가 컸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당선인이 다시 직접 서서 총리 지명자를 발표하기에는 면구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열상 당선인 다음은 인수위원장이지만 김 위원장은 낙마 당사자이기 때문에 그 다음인 진 부위원장이 발표자로 ‘간택’된 것으로 보인다. 진 부위원장은 이날 ‘왜 당선인이 직접 발표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부위원장은 당선인을 보좌하는 자리”라고만 답했다.

이날 총리 지명자 발표는 여당에서도 다소 의외로 받아들였다. 전날 박 당선인과 여야 대표가 만난 긴급 3자회동에서 나온 박 당선인 발언에 무게를 뒀기 때문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회동 직후 “(당선인이) 인사 검증 때문에 총리 인선 발표가 좀 늦어질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박 당선인이 ‘총리 후보자 발표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총리 인선이 설 연휴 이후에 있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다.

박 당선인 특유의 ‘밀봉 인선’ 원칙에 균열도 엿보였다. 김용준 위원장을 총리에 지명할 당시에는 발표 전까지 내용이 일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날은 발표 시간인 오전 10시 이전에 정 지명자 내정 사실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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