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지명자 누군가… 30년 ‘특수통 검사’로 원칙주의자 평가

2013.02.08 20:17

예금 8억 등 재산 19억, 아들은 군 면제

정홍원 국무총리 지명자에 대해 법조계는 ‘강직한 성품으로 굵직한 대형 사건들을 무리 없이 처리해온 인물’로 평가한다. 12남매 중 여섯째로 자란 정 지명자는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학업을 중단할 위기를 겪다 겨우 진주사범학교에 진학했다. 교사 생활을 하다 형의 도움으로 성균관대 법대에 진학했고 1972년 사법시험(14회)에 합격했다.

30년 동안 검사 생활을 하면서 서울지검 특수1부장, 서울지검 3차장검사 등 요직을 거치며 특수 수사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1982년 이철희·장영자 부부 사기사건을 비롯해 ‘대도’ 조세형 탈주 사건, 수서지구 택지공급 비리 사건, 워커힐 카지노 외화 밀반출 사건, 안기부 배후조종 북풍 사건 등을 맡아 무리 없이 처리했다. 199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3과장을 하면서 국내 처음으로 컴퓨터 해커를 적발하기도 했다.

정홍원 지명자 누군가… 30년 ‘특수통 검사’로 원칙주의자 평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후배들에겐 엄격한 원칙주의자로도 알려져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인간관계의 폭을 넓히는 데 주안점을 두기보다는 일에 중심을 두면서 절제되고 선비와 같은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정 지명자는 1999년 진형구 당시 대검 공안부장이 낮술 자리에서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을 해 파문이 일자 검찰에 낮술 금지 방침을 내려 검찰의 음주문화 개선을 이끌기도 했다. 2004년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검사직을 내려놓고 법무법인 로고스의 대표변호사가 됐다.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을 맡아 2년 동안 매니페스토(정책선거) 운동을 이끌었다. 2009년부터 법률 취약층을 지원하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맡았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후배들 중에 정 선배로부터 사건에 관해 전화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돈보다는 공직에 더 뜻이 있으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07년에는 삼성특검 후보자로 추천됐지만, 소속법인인 로고스가 삼성 관련 사건을 맡고 있어 낙점되지 못했다.

아들 병역과 재산 내역, 고문변호사 연봉 등은 검증해야 할 요소다. 외아들 우준씨(35·연수원 38기)도 검사가 돼 창원지검 통영지청에서 일하고 있다. 우준씨는 1997년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았다가 2001년 재검에서 허리디스크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 우준씨는 8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시 척추 2군데가 튀어나온 것으로 나온 자기공명영상(MRI) 자료 2개와 치료 기록을 병무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 지명자는 2011년 3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일할 당시 총 19억118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본인 명의의 예금 규모가 8억여원에 달하는 것이 눈에 띈다. ‘지나치게 원칙을 따지다 보니 융통성이 떨어지고 인간관계가 넓지 못하다’는 평가와 ‘행정부 전체를 아우르는 책임총리직을 잘 수행할지 의문시된다’는 시선도 있다.

정 지명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김대중 정부 시절 이한동 총리 이후 두 번째 검사 출신 총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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