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올드맨·암모나이트’에서 ‘해결사’ 된 정의용

2018.03.09 21:29 입력 2018.03.10 11:12 수정

72세로 청와대 참모 중 최연장자

임기 초 ‘한·미동맹 치우친다’ 지적

결국 트럼프 긍정적 견인 이끌어

[북·미 정상회담]‘올드맨·암모나이트’에서 ‘해결사’ 된 정의용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개최라는 성과를 도출하기까지 ‘해결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72·사진)이 주목받고 있다.

정 실장은 지난 5일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뒤 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했다. 문 대통령을 대신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메신저로 나선 정 실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5월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전 세계에 알렸다.

정 실장은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에 임명될 때 다소 의외의 인선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출범 직후부터 한반도 위기와 맞닥뜨린 문재인 정부가 과연 다자외교와 통상을 주로 했던 직업 외교관 출신인 ‘정의용 카드’로 난제를 풀 수 있을지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다.

외교부 내에서도 정 실장은 ‘올드맨’으로 기억됐다. 정 실장 발탁 소식에 “화석보다 더 오래된 암모나이트”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올해 72세인 정 실장은 청와대 참모들 중 최연장자다. 외무고시 5회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외시 3회)과 더불어 원로 외교관 그룹에 속한다.

정 실장은 이뿐만 아니라 임기 초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서 너무 한·미동맹에만 치우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미관계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임시 배치를 주도적으로 건의한 것도 정 실장이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결국 사드를 추가 배치하고 지지층의 비판 여론이 커지고 여러 가지 일도 잘 안 풀리니 국가안보실에 불만이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실장에 대한 평가는 지난해 11월1일 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밝힌 한반도 평화 5대 원칙을 청와대 주요 참모들에게 사전 설명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5대 원칙은 한반도에서 전쟁 절대 불가, 한반도 비핵화, 남북 문제의 주도적 해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등이다. 이는 이후 문 대통령이 미국 및 중국 정상과 회담을 할 때 일관되게 설명하는 원칙이 됐다.

정 실장의 ‘미국 경도’라는 비판은 어느새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견인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긍정 평가로 전환됐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결국 미국이 우리와 보조를 맞춰야 북핵 문제가 풀리는 상황에서, 정 실장의 존재는 문재인 정부가 ‘좌파적’ 또는 ‘친북적’이라는 워싱턴 내 만연한 인식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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