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긴축재정 땐 자동차 등 제조업 수출환경 악화 가능성

2012.11.07 21:53 입력 2012.11.07 22:09 수정
오창민·송진식·이호준·김형규 기자

오바마 재선…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불확실성 해소 증시 호재… 통상정책 현재 틀 유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미국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미국은 기존 정책의 틀을 그대로 유지해 한국 경제에 미치는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7일 “미 대선 결과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 회복을 위해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설 경우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이 어려워질 수 있다. 또 대선과 동시에 치른 하원 선거에서 긴축재정을 주장하는 공화당이 승리했다는 점은 향후 한국 등 세계경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b>주식 오르고 환율은 하락</b>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코스피지수는 10포인트 가까이 오른 1937.55로 올라섰고, 원·달러 환율은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달러당 1085.40원으로 떨어졌다.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7일 직원들이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주식 오르고 환율은 하락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코스피지수는 10포인트 가까이 오른 1937.55로 올라섰고, 원·달러 환율은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달러당 1085.40원으로 떨어졌다.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7일 직원들이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 주식은 오르고, 환율은 떨어지고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소식을 국내 주식시장은 일단 ‘호재’로 받아들였다. 코스피는 이날 하락 출발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는 외신 보도와 함께 상승세로 돌아섰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롬니 후보가 당선됐다면 통상 압력과 원화 절상 부담에 중동 문제까지 고민이 됐겠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기존 정책의 연속성이 확보됐고, 이것이 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오바마 재선은 한국 경제에 플러스 요인이 더 크다. 정책의 연속성이 보장됐다는 점이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최근 며칠 새 관망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으로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면 ‘원화 강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5.30원 떨어진 1085.40원에 마감됐다. 환율이 1090원 밑으로 추락한 것은 지난해 9월9일(1078.50원) 이후 14개월 만이다.

■ 통상정책 현재 틀 유지

통상정책도 기존 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해온 것처럼 자동차 등 미국의 주요 제조업과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불공정 관행을 계속해서 문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중국의 미국산 자동차·닭고기 반덤핑관세, 자동차부품업체 보조금 지급 등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2011년 10월 한국산 냉장고 덤핑 예비판정, 지난 6월 한국산 세탁기 상계관세 예비판정, 7월 한국산 변압기 덤핑 최종판정과 한국산 세탁기 덤핑 예비판정 등이 대표적이다.

방태섭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오바마는 통상정책과 관련해 공정무역이나 일자리 보호를 중시해왔다”며 “완전한 자유무역 기조보다는 소극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에 공정무역 등을 명분으로 상대국의 노동 및 환경 기준 준수를 요구하거나, 불공정 무역관행에 제재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 자동차 수출 타격 우려

예산권을 가진 미 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한 것은 미국의 재정 감축으로 이어져 향후 세계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방태섭 연구원은 “예산권을 가진 하원 의회를 공화당이 장악하면 미국은 재정긴축 기조로 갈 수밖에 없고, 세계경제도 영향을 피할 수 없다”며 “유로존 위기, 환율 등의 요소까지 겹치면 수출 환경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형 수출업체들도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 만큼 정책기조의 연속성 면에서는 안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기존 시장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 자유무역을 중시해온 오바마 정부이니만큼 안정적인 정책 흐름 속에서 세부 변화가 있을지 지켜본 뒤 이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오바마가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아 자동차 수출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오바마 2기 정부는 향후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자동차 수요 진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지엠, 포드 등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지원 방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수입 완성차업체는 기술 및 환경 규제 등을 통해 진입장벽을 강화하는 차별적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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