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념·계층 양극화 ‘발등의 불’… 중동·중국 등 외교도 첩첩

2012.11.07 21:57 입력 2012.11.07 23:03 수정

오바마 2기 미국의 과제

일자리·경기 침체 타개 위해선 재정·증세 공화당 설득이 관건

천신만고 끝에 재선 고지 등정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승리의 기쁨이 아니라 산적한 국내외 현안이다. 미국 경제는 아직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오바마가 선거공약으로 내건 각종 개혁적 조치들을 추진하는 것도 쉬운 과제가 아니다. 중국의 지도부 교체, 중동의 변화, 이란 핵무기 개발 등 대선 이후로 미뤄 놓은 외교적 현안에도 시급히 손을 대야 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선거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 사상 유례없는 사회적 양극화를 치유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오바마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더욱 선명해진 각종 사회적 이슈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이념적 양극화, 계층·인종에 따른 지지 기반 양극화 등을 해소해야 할 책무도 있다. 그러나 오바마가 4년 전보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이 늘어난 상황에서 사회적 통합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7일 새벽(현지시간) 시카고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끝낸 뒤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자축하고 있다.  시카고 | UPI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7일 새벽(현지시간) 시카고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끝낸 뒤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자축하고 있다. 시카고 | UPI연합뉴스

오바마 2기 행정부의 정책 과제는 국내 현안이 압도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오바마는 공약대로 세제 개편과 각종 규제를 통한 정부의 역할을 강화해 경제·재정 문제에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재정문제 해결을 위해 법인세 인하·부유층 증세·기업에 대한 세금혜택 축소 등의 세제 개편을 약속했다. 이 정책들을 실행에 옮기려면 강력한 추진력은 물론 공화당과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높은 수준의 정치력이 필요하다. 특히 오바마가 가장 먼저 직면하게 될 ‘재정절벽(의회가 예산안 처리에 합의하지 못해 갑자기 지출이 축소되면서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을 피하려면 초당적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화당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 경제는 7조달러의 세금 인상과 6070억달러 규모의 재정지출을 자동적으로 감축해야 하는 초대형 악재를 만나게 된다.

8% 가까이 유지되고 있는 실업률을 낮추고 경기를 부양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오바마는 4년간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약속했다. 에너지 산업과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 제조업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감세와 규제 완화로 성장률을 높이고 실업률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화당과 어떻게 타협할지가 중요하다.

오바마가 약속한 금융개혁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할 문제다. 오바마 행정부는 대형 금융기관의 파생상품 규제 등을 포함하고 있는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금융권의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대외적으로는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와 발맞춰 출범하게 되는 시진핑 체제와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응은 초강대국 미국의 국제적 위상은 물론 국제질서, 세계 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오바마는 선거운동 기간에 환율 문제, 일자리 유출 등을 놓고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두 번째로 큰 교역국이자 세계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인 중국과 충돌하는 것은 미국에 유리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을 포위·견제하는 듯한 의도로 중국과 갈등을 빚으며 아시아 전체를 불안하게 만드는 미국의 아시아 정책을 유지할 것인지, 중국과의 협력을 위해 새로운 전략적 변화를 보일 것인지 등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대선 기간 내내 오바마를 불안하게 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에 대처하면서 이란과의 핵협상을 통해 이란의 핵보유국화를 막는 것은 오바마가 풀어야 할 가장 힘든 외교적 난제다. 대선 이후로 미뤄놓은 시리아 사태 해결과 이집트·리비아 등 중동 각국의 불안한 정세에 대처하는 것도 시급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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