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시카고서 당선 연설 “아이들이 불평등에 시달리지 않게 하겠다”

2012.11.07 21:58 입력 2012.11.07 23:36 수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51)은 7일 새벽(현지시간)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의 패배 인정 직후 자신의 정치적 고향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캠프 본부로 이동했다. 지지자 1만여명의 끊이지 않는 환호와 박수 소리로 매코믹플레이스 컨벤션센터는 흥분의 도가니였다. 오바마의 선거 캠페인송인 흑인 솔 가수 스티비 원더의 ‘사인드, 실드, 딜리버드, 아임 유얼스’가 울려퍼지는 동안 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넥타이를 맨 오바마 대통령이 그의 가족과 무대에 올랐다. 4년 전 꼬마였던 두 딸 말리아(14), 사샤(11)는 훌쩍 큰 숙녀가 돼 있었다.

2008년 담대한 희망’을 이야기하던 오바마 대통령은 새로운 임기에서는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진’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여러분은 길이 험하고, 여정이 멀었음에도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고, 싸움을 다시 이어갔다”면서 “미국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음을 우리는 진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과 불황을 극복해온 미국의 정신 덕분에 이 나라는 전진한다”면서 “이 정신이 미국을 깊은 절망으로부터 위대한 희망으로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심각한 정치적·사회적 양극화를 의식한 듯 3억명을 하나로 묶는 ‘어떠한’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것은 자녀들의 미래에 관한 비전이었다. 그는 이민자의 딸들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수 있는, 시카고 남부 빈민가 소년이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나는, 노스캐롤라이나의 가구 노동자 자녀가 의사·외교관 더 나아가 대통령까지 될 수 있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아이들이 부채로 고통받지 않고 지구온난화로 파괴된 세상에서 살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안전하고 존경받는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강한 군대를 보유한 국가로 발전시키고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지키는 국가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양당의 지도자들과 만나 재정적자, 세법 개정, 이민시스템 개혁, 에너지 문제 등 해야 할 일들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또 “누구나 열심히 일하려 한다면 어디서 왔든지, 어떻게 생겼든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당신이 흑인·백인·히스패닉·아시안·미국 원주민이든, 젊은이·노인이든, 빈민·부자이거나, 장애인·비장애인, 동성애자 혹은 이성애자 어떤 사람이어도 미국에선 무엇이든 하고자 한다면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4년 더”를 외치는 청중의 열광이 절정에 이른 상황에서 ‘전진의 여정’을 함께하자는 발언을 끝으로 20여분간의 연설을 마쳤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재선이 사실상 확정된 직후 트위터를 통해 당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재선은 여러분 덕분이다”라면서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됐다”고 당선 감사인사를 전했다. 또 ‘4년 더’라는 글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부인 미셸 오바마와 뜨겁게 포옹하는 사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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