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남녀 85% “현실 속 ‘마 부장’ 때문에 불쾌감”

2016.06.16 22:21 입력 2016.06.16 22:28 수정

내가 만지기를 했어, 들여다보길 했어. 그게 성희롱이야?

약해보이기 싫어 매너를 버렸다

직장인의 애환을 다룬 tvN 드라마 <미생>에서 마 부장(손종학)은 일명 ‘개저씨’(개념 없는 아저씨의 줄임말, 혹은 개와 아저씨의 합성어로 여성이나 약자에게 갑질하는 중년 남성을 비하할 때 쓴다)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성별불문 ‘갑질’에 여성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는 불꽃같은 연기력 덕분에 그는 매너 없는 아저씨의 대표 아이콘이 됐다.

드라마 <미생>에서 여성이나 약자에게 갑질하는 ‘개저씨’로 묘사된 마 부장.

드라마 <미생>에서 여성이나 약자에게 갑질하는 ‘개저씨’로 묘사된 마 부장.

온라인 및 모바일 조사 업체인 피앰아이(PMI)가 최근 20~30대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40~50대 남성들의 매너 없는 행동에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져봤다. 응답자의 85%인 754명이 ‘있다’고 답했다. 도처에 마 부장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노 매너’가 횡행하는 이유는 뭘까. <회사어로 말하라> 저자인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김범준씨는 “남을 배려하는 행동을 하면 자신이 손해본다는 인식”을 꼽았다. “사업을 하든 직장에 다니든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야 성공할 수 있는 환경에서 매너 있게 행동하다가는 ‘약해 보인다’는 말을 듣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과거 젠틀맨의 매너가 강자가 약자를 향하는 선행의 차원이었다면, 변화된 시대의 매너는 약자에 대한 공감과 이해, 존중을 통해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젠틀맨이 되는 방법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황정선 이미지공작소 대표는 “식당에서 덥다고 신발 벗지 않기, 길을 걸으며 침 뱉지 않기, 다음 사람을 위해 출입문 잡아주기와 같은 기본적인 매너가 중요하다”며 “조각 같은 외모에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는 눈곱만큼도 갖추지 못한 남자보다 추남이라도 매너를 갖춘 남자가 훨씬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당 종업원에게 반말하지 않기, 다른 사람 발을 밟거나 몸이 닿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하기, 부하 직원에게 사생활(결혼, 연애, 자녀계획 등) 질문 자제하기, 식당에서 치마나 짧은 상의를 입은 여성에게 안쪽 자리 양보하기 등은 조금만 신경쓰면 실천할 수 있다.

김범준씨는 “남자인 내가 매너 있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 우리 가정, 그리고 사회 전체의 공공선을 위한 기본적인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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