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옮을라’… 환자들, 병원 예약 취소 속출

2015.06.05 21:48 입력 2015.06.05 21:55 수정

의협, 감염 의사 시민 접촉 사과… 정부 ‘정보 통제’엔 강한 비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번지면서 환자들이 병원 진료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메르스 감염과 무관한 대학병원들까지 환자들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측은 5일 “병원 진료 환자의 부도율(총 예약 환자 중 안 온 사람의 비율)이 기존에 평균 12%였는데, 6월1~3일에는 평균 16%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빅5(병상 수 기준)로 꼽히는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주요 대형병원들도 부도율을 공개하지 않지만, 상당수 환자 감소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윤도흠 세브란스병원장은 “병원에 와야 할 환자뿐 아니라 중국·동남아에서 우리 병원으로 연수를 오겠다는 의료진도 방문을 취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병원 한 관계자는 “벌써 ‘빅5 병원’에는 중증 환자들의 입원·진료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며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중증 환자들은 대형병원으로 더 밀려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메르스 확산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면서도 정부의 정보 통제는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1000명 이상의 일반인 접촉이 일어나도록 확실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전문가 단체로서 송구스럽다. 병원과 환자들의 피해가 속출하는 실정”이라며 “특단의 대책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보건당국에 병원명 공개를 공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대학병원 관계자들은 “초기에 격리자들의 주민번호 일부만 공유해줬어도 메르스 문제로 병원에 왔다 갔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측도 “의료인 감염자는 정보 공유가 중요해 보건당국에 이를 요구했으나, 의협에도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정보 제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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