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총고용’서 대폭 양보… 사측 이견없이 수용

2009.08.06 18:14 입력 2009.08.07 00:37 수정
평택 | 최인진·황경상기자

사측 제시안보다 100여명 더 구제… 민사상 고소·고발 취하키로

77일이나 계속된 쌍용차 파업 사태는 단 2시간의 노사 간 ‘마지막 대화’로 막을 내렸다.

쌍용차 노사가 막판 극적인 협상 타결을 이끌어낸 6일 평택공장은 협상재개 소식이 알려진 아침부터 타결이 확정된 오후까지 하루종일 긴박감이 흘렀다. 노조가 사측에 협상을 제의하고, 사측이 받아들이면서 낮 12시쯤 시작된 노사협상은 오후 2시쯤 끝났다. 한상균 노조지부장은 협상장을 나오면서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선언했다.

77일만에 집으로  쌍용차 노사협상이 극적 타결된 6일 긴 농성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전경호씨(40)가 딸을 안아올리며 반갑게 가족들과 재회하고 있다.  <김정근기자>

77일만에 집으로 쌍용차 노사협상이 극적 타결된 6일 긴 농성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전경호씨(40)가 딸을 안아올리며 반갑게 가족들과 재회하고 있다. <김정근기자>

이날 노사합의의 핵심은 ‘무급휴직 48%, 정리해고 52%’로 요약된다.

노사는 농성조합원(640여명)을 대상으로 무급휴직과 영업전직으로 회사에 적을 두며 고용관계를 유지하는 비율을 48%, 희망퇴직이나 분사로 회사를 떠나는 비율을 52%로 합의했다. 이날 합의는 지난 2일 사측 최종안과 비교하면 100여명이 더 구제된 셈이다. 이미 무급휴직한 200여명에 대해 사측이 구제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노조 ‘총고용’서 대폭 양보… 사측 이견없이 수용

무급휴직자는 1년이 지난 후 생산물량에 따라 순환근무가 이뤄질 수 있도록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실시키로 했다. 또 영업직 전직을 위해선 영업직군을 신설하고 전직지원금(월 55만원)을 1년간 지급하되 대리점 영업사원에 준하는 근로조건으로 근무토록 합의했다.

노사는 또 무급휴직·영업직전직·희망퇴직을 한 경우 향후 경영상태가 호전돼 신규인력 수요가 발생하면 공평하게 복귀·채용하며, 무급휴직자와 희망퇴직자들에 대해선 지역사회와 협력업체 등의 협조를 통해 취업알선·생계안정 등에 필요한 조치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 형사상 처벌은 최대한 선처토록 하고, 민사상 고소·고발은 회생계획의 인가가 이뤄질 경우 취하하는 데 합의했다. 양측은 또 현 상하이차 지분에 대해 감자를 통해 대주주 지분의 변경, 회사의 조기회생을 위한 운영자금 투입의 적극 노력 등도 의견을 모았다.

노사는 이날 저녁 공동기자회견문을 통해 “77일간의 파업으로 경제적·정신적 손실이 발생했지만 모두가 우려한 최악의 불상사를 막고 평화적으로 사태를 해결하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한 지부장은 이날 “지난 2일 회사 측이 제시한 최종안을 근간으로 협상 재개를 요청,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이날 막판 타결은 노조가 ‘총 고용보장’ 요구에서 ‘정리해고 52%’로 대폭 양보함으로써 이뤄졌다는 평가다. 회사 측도 “크게 손해본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노조의 이날 양보는 77일이나 이어진 장기적인 농성으로 노조원들의 심신 위축, 단수와 단전·음식물 반입 금지 등 반인권적으로 나선 경찰과 사측의 압박, 사태 해결을 바라는 여론, 노조원 이탈 등이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측도 강경입장만 견지하기에는 인명피해가 우려되고, 노조의 양보에 따른 여론의 매서운 비판도 부담이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또 타협하지 않을 경우 공멸밖에 없다는 인식도 대타협을 이룬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평택 | 최인진·황경상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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