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쌍용차 노사 대타협, 회사 회생 발판 되기를

2009.08.07 01:38

쌍용자동차 노사가 어제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했다.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한 지 3일, 노조가 공장 점거 파업에 돌입한 지 77일 만이다. 그러나 오랜 파업과 공권력의 강제진압 과정에서 노사 모두 깊고 큰 상처를 입었다. 노사는 이제 아픈 상처를 안고 회사 회생이란 공동 목표를 향해 달려갈 일만 남았다.

노사 협상의 극적 타결은 사측보다 공권력의 강제진압 등으로 진퇴 양난에 빠진 노조가 대폭 양보한 결과다. 핵심 쟁점은 정리해고된 노조원 976명의 ‘구제 폭’이었다. 노조 측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사측은 처음 15%(150명) 구제안을 제시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40%(390명) 구제안을 내놓고 더이상 대화는 없다며 못박았다. 결국 노조가 농성자 640명의 48% 구제안에 합의하면서 507명만 구제를 받게 됐다.

노조는 줄곧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면서 ‘함께 사는’ 대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노조원에게 해고란 바로 죽음과 같기 때문이다. 사측이 이런 노조의 입장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접근했더라면 더 빨리 합의를 도출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함께 살자”는 노조의 요구는 결코 “함께 죽자”는 것이 아니었다.

노조 파업 기간 사측과 경찰이 공장 점거 노조원들에게 보인 비인도적 처사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사측은 농성장인 공장에 음식과 식수는 물론 의약품·가스·전기까지 공급을 끊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긴급구제조치 권고도 무시했다. 경찰이 이틀간 벌인 강제진압 작전은 무자비한 폭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사측과 경찰은 노조원들의 인권을 철저히 외면했다. 정부는 적극적인 조정·중재 노력은커녕 공권력 뒤에 숨어 뒷짐만 지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노사 모두 상처만 입은 나쁜 선례를 남겼다.

노사 대타협은 이뤄졌지만 쌍용차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노사 앞에 회사 회생이란 어려운 과제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회생·정상화냐, 청산이냐가 결정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쌍용차 노사가 온힘을 다해 회사 정상화에 꼭 성공하길 바란다. 그래서 옛 식구들을 모두 불러모아 깊게 팬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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