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집선 ‘협의’ 표현 논란·‘재협상’ 언급도

2015.09.15 00:41 입력 2015.09.15 00:51 수정

한국노총 ‘합의문 추인’ 진통

공공연맹 “노동자 배신” 성명“

미합의 존재한다” 한때 소동

김동만 위원장 리더십 ‘상처’

14일 한국노총의 하루는 유난히 길었다. 중앙집행위원회(중집)에서 내홍 끝에 전날 노사정 대표자들이 합의한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문’을 추인했지만 김동만 위원장은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오후 2시 중집이 열리기 전부터 지도부 사퇴 요구가 나왔다. 공공연맹은 성명서를 내고 “한국노총 지도부가 권력에 굴복해서 조합원과 2000만 노동자를 배신했다”며 이번 대타협은 최악의 합의라고 비판했다. 금속노련·화학노련·금융노조 등은 중집에서 반대 의견을 밝히기로 입장을 정했다.

물리적 충돌 없이 열린 중집에서는 ‘분신 시도’ 사건이 벌어졌다.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이 몸에 시너를 뿌리면서 김동만 위원장 쪽으로 걸어가며 항의의 뜻을 밝힌 것이다. 곧바로 소화기를 작동해 불은 붙지 않았다. 분신 시도로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은 소화기 분말로 뒤덮였다. 오후 3시10분쯤부터 소화기 분말을 뒤집어쓴 중집 위원들이 하나둘씩 회의장 밖으로 빠져나왔고, 회의는 오후 4시40분쯤 속개됐다.

중집에선 노사정 합의문에 담긴 ‘협의’라는 표현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협의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저성과자 해고,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등 두 쟁점에 대해 행정지침화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재협상을 하자”는 언급까지 나왔지만, 김동만 위원장은 “이 문구로도 일방 시행을 막아내는 효과가 있다”며 중집 위원들을 설득했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중집 통과를 이끌어내긴 했지만 극심한 내홍을 겪으면서 향후 조직 운영과 노사정 협상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한국노총 지도부가 실무진과 협상 상황을 충분히 공유하지 않아 미합의 사항이 존재한다고 외부에 잘못 알리는 소동도 벌어졌다. 한국노총은 전날 노사정 대타협 뒤 미합의 사항이 있어 노사정 합의는 오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65개 항 중 나머지 60개 항은 이미 노사정 간 합의가 이뤄진 상태였고 실무진은 이 내용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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