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손학규 ‘경제 해법’ 치열한 기싸움

2011.09.19 22:17 입력 2011.09.19 23:12 수정

박 “성장·복지” 손 “사회통합”

박재완은 무상급식 폄훼 논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59)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64)가 19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앞뒤 순서로 질의하며 경제를 놓고 ‘경합’을 벌였다.

유력 대권주자들이 경제구상을 예고하면서 정부과천청사 재정부 대회의실에 마련된 국감장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는 순서가 다가오자 초조한 듯 비슷한 시간대에 화장실을 다녀왔다. 박 전 대표는 질의에 앞서 긴장된 표정으로 오른손으로 연필을 계속 돌렸다.

박 전 대표는 질의에서 다소 높은 목소리로 “성장과 고용과 복지의 선순환구조가 다시 잘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는 경제관을 밝힌 뒤 근로층 복지 대책으로 근로장려세제제도(EITC) 확대와 복지시스템의 통합적 관리라는 ‘미시’적 정책을 제시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오른쪽)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9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만나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오른쪽)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9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만나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박 전 대표는 “현 근로장려세제는 차상위계층 중심으로 돼 있어 자활유도라는 목적을 달성하려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도 포함돼야 한다”며 “또한 복지서비스도 수요자 중심으로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질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같은 내용을 다시 설명했다.

반면 손 대표는 성장 중심의 이명박 정부 경제철학을 비판하면서 사회통합을 강조하는 ‘거시’적인 대안경제론을 펼쳤다. 손 대표는 다소 낮은 목소리로 “성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며 “지금이야말로 무엇을 위한 성장인지, 어떤 성장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제부터 내수에 중점을 두고 민생 안정을 기하면서 성장과 사회통합의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의 뒤편에는 민주노총 대변인과 심상정 전 민주노동당 의원의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손낙구 보좌관(49)이 앉아 손 대표의 질의를 보좌했다.

김성조 기획재정위원장(53)은 두 대권주자 모두 질의시간을 초과했지만 제지하지 않고 질의를 마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42)는 재벌의 편법 증여 방지를 위해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강력한 과세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진보적’ 경제 해법을 제시했다.

평소 뻣뻣한 답변 태도를 보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56)은 대권주자들의 연이은 질의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좋은 지적 감사한다”며 적극 호응했다. 다만 인사말을 통해 “후손들이 ‘공짜점심’의 대가를 치르지 않도록 재정건전성 복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민주당 오제세 의원(62)은 즉각 “서울시장이 무상급식을 주민투표에 부의하고 그게 부결돼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마당에 장관이 공짜점심이란 말을 넣은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박 장관은 “공짜점심은 무책임한 선심성 정책의 대명사로 널리 사용되고 있기에 그런 뜻을 담아서 표현했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