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참여… “협찬이다” “동행이다” 기싸움

2011.10.24 22:33 입력 2011.10.25 00:05 수정
조현철·이서화 기자

나경원·박원순 마지막 TV토론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린 24일 TV 후보 토론회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48)와 박원순 범야권 단일후보(55) 간 설전은 어느 때보다 격렬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49)의 박 후보 지지 선언이 새로 부상한 쟁점이었다.

한국방송기자클럽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사회자인 노동일 경희대 교수(54)는 박 후보에게 “본인보다는 안 교수에게 기대 당선되려 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물었다. 박 후보는 “안 교수와 많은 교분을 쌓았고, 안 교수는 아름다운가게와 희망제작소에도 많은 힘을 실어줬다”면서 “평생 쌓아온 인간관계와 신뢰에 의해 이번 관계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박 후보는 “좋은 분들을 모셔온 것도 큰 능력”이라면서 “서울시장이 되더라도 이런 분의 도움과 힘으로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후보는 토론회 도중에 “박 후보는 ‘함께한다’고 하지만 의지하고 기대고 있다”며 “여론조사 지지율이 변동하자 안 교수에게 적극적 지원을 요구한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동행’과 ‘협찬’으로 두 사람의 기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오른쪽)가 24일 서울 독산동 대형마트 앞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오른쪽)가 24일 서울 독산동 대형마트 앞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나 후보는 부유한 생활로 ‘1% 특권층’ 시비가 일고 서민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노 교수 질문에 “내가 참 많이 받고 행복한 삶이었던 것은 맞다”며 “서민처럼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체험한 가치가 시정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는 무상급식 등 복지정책과 서울시정 공약을 거론하면서 사사건건 부딪혔다. 나 후보는 “소득수준에 상관 없는 전면 무상급식은 다음 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꼴”이라며 “복지 수요는 맞춤식 복지로 확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후보는 “토목건설에 쓸 돈은 있어도 아이들 밥 먹일 돈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토건·전시 행정 대신 사람중심의 복지 엔진을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나 후보 교육공약인 ‘맹모안심지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공약을 베낀 것인데 그나마 최근에 홈페이지에서 내렸다”고 주장하자, 나 후보는 “박 후보 공약대로 하려면 10조원이 든다. 이래 놓고 서울시 부채를 줄일 수 있겠냐”고 쏘아붙였다.

나 후보는 박 후보의 도덕성과 국가관을 따져 묻는 질문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2009년 10월 ‘희망과 대안’ 창립 행사 때 박 후보는 태극기와 애국가 없이 행사를 진행했다”고 공세를 폈다. 박 후보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모든 행사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애국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오늘 토론회 할 때 애국가를 불렀느냐”고 반문했다.

나 후보가 학력위조 의혹을 또 거론하자 박 후보는 “정말 이렇게 선거를 치를 생각이냐. 나 후보와 한나라당 네거티브와 흑색선전, 인신공격이 너무 심하다. 한국 선거 역사상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토론이 격화되면서 막판에는 감정싸움도 벌어졌다. 나 후보는 “네거티브와 검증은 다르다. 박 후보 말이 극에서 극으로 왔다갔다하면서 시민들이 자질과 신뢰성을 상당히 의심하고 있다”면서 “공허한 정책과 이상론만 말하고 있다”고 따졌다. 박 후보는 “그런 말은 예의에 어긋난다”면서 “나 후보는 말씀은 잘하지만 듣는 귀가 없다. 일방적으로 해석하고 몰아붙이지 말라”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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