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 IS 실체

영토 갖춘 국가·막강한 돈줄에 교묘한 선동으로 ‘세력 확대’

2015.11.16 22:50 입력 2015.11.17 10:00 수정
김유진 기자

IS 대응 왜 어렵나

석유·문화재 밀매 자금으로
빈곤한 청년층 집·월급 제공
이라크 영토 3분의 1 장악에
테러전략 진화해 ‘소통 험난’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프랑스인·벨기에인·시리아인 등으로 구성된 다국적팀과 철저하게 계획된 공격, 유럽 각국과 연결된 네트워크. 지난 13일 밤(현지시간) IS가 프랑스 파리 시내 6곳에서 저지른 테러의 특징이다. 그간 중동 지역을 주 활동무대로 삼았던 IS가 유럽의 심장부를 겨냥해 벌인 무차별 테러로 인해 국제사회가 IS 격퇴전에서 당면한 한계도 여실히 드러났다. IS 퇴치는 9·11 테러 이후 대테러전의 표적이었던 알카에다보다 더욱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IS는 여러 면에서 알카에다보다 더 큰 도전이다. 우선 알카에다와 달리 영토를 갖춘 국가 행세를 하는 데다, 막강한 돈줄을 바탕으로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 IS는 지난해 6월 칼리프를 지도자로 하는 ‘이슬람 국가’ 수립을 공식 선언한 이래 눈에 띄게 세력을 키워왔다. 우선 이라크와 시리아의 주요 도시를 점령하며 물리적인 경계를 확장해나갔다. 이라크 영토의 3분의 1이 IS 수중에 들어갔고, 시리아 북부와 동부도 사실상 IS의 영향권 아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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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리아 동부지역 유전지대를 장악한 뒤에는 석유 밀매를 통해 전투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점령한 영토에서 도굴한 문화재를 팔아넘기며 추가 수입도 확보하고 있다. 자금력은 기존 조직의 확대는 물론 새 조직원들을 영입하는 데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빈곤과 높은 청년실업에 시달리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청년들에게 IS 가입은 생존 수단이 되기도 한다. IS에 들어오면 월급과 집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미국 상원은 IS에 속한 병사가 3만~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프로파간다에 능하다는 점도 IS 대응을 더욱 까다롭게 만드는 요소다. IS는 외국인 참수나 테러 등 주요 공격을 저지를 때마다 트위터 등에 메시지를 올리고, 공격 장면이 적나라하게 담긴 동영상을 유포한다. 이는 IS의 과격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전 세계의 ‘외로운 늑대’들을 끌어들이는 유인 요소가 된다. 특히 좌절감에 빠진 유럽의 일부 무슬림 청년들에게는 이슬람 극단주의라는 종교적 이념과 유사 국가라는 소속감을 부여하는 계기가 된다. 실제로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 각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IS를 접한 뒤 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IS의 근거지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점도 대응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IS는 최근 조직 내에 대외테러 전담 조직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해외의 민간인 대량 살상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9·11 테러 이후 빈라덴 등 알카에다 지도부는 주로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에 은신해 있었다. 반면 IS는 이라크나 시리아를 넘어 이집트, 나이지리아, 리비아 등 각지에서 추종세력을 규합해 ‘IS 지부’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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