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폭발 방지용 붕산 덜어주고, 기름 보내주고, 남는 원유 사주고

2011.03.16 21:33

지진 피해를 입은 일본의 긴급 지원요청이 쇄도하자 정부와 재계가 이를 즉각 수용했다. 정·재계는 ‘어려울 때 도와야 진정한 이웃’이라는 인식 아래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을 결정했다.

16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원자로 폭발을 막기 위해 우리 정부에 붕산 지원을 긴급 요청했다. 붕산은 원자로의 핵분열을 멈추게 하는 감속재로 사용된다. 일본은 과열로 인한 원자로 폭발을 막기 위해 막대한 양의 붕산을 바닷물에 섞어 원자로에 쏟아붓고 있어 붕산의 추가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는 일본의 다급한 사정을 감안해 곧바로 지원 결정을 내렸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재 약 309t의 붕산을 보유하고 있어 일본이 요청한 52.6t 전량을 지원키로 했다”며 “견본을 먼저 보내 사용할 수 있는지를 파악한 뒤 물량을 곧바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유업체들도 국내 정유사에 유류 지원을 긴급 요청했다. 방사선 피폭을 우려해 ‘탈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지역에서는 주유소에 기름이 동나 주민들의 발이 묶인 상황이다. 또 지진 피해로 정유시설이 파괴된 일본은 원전을 대체할 화력발전소 가동을 위해 석유류 추가 확보가 다급하다. 정유사들은 보통 수개월 단위로 장기계약을 미리 맺기 때문에 기름 여유분을 빼내는 게 쉽지 않다. 국내 정유사는 그러나 일본의 다급한 사정을 감안해 지원키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일본 정유사 JX에너지를 통해 4월 초까지 휘발유 26만배럴을 공급키로 했다. 이는 일본 하루 소비량의 25%에 해당하는 양이다. 원전 가동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동북전력에는 발전용 중유 1만t,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에는 어선용 연료를 따로 공급한다. 또 정유공장의 40%가 피해를 입은 JX에너지가 “미리 계약한 원유를 처리해줄 수 있겠느냐”고 요청하자 200만배럴(2264억원 상당)의 중동산 원유를 원가에 사주기로 했다.

GS칼텍스도 협력사인 JX NOE사를 통해 100만~150만배럴 규모의 휘발유와 등유, 항공유를 공급키로 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일본 무역회사에서도 석유제품을 공급해줄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다”며 “공장을 최대한 가동해 이르면 다음주부터 공급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도 일본 코스모오일에 항공유와 등유 30만t을 4월 말까지 공급할 계획이다. 오일뱅크는 1일 원유정제량이 39만t으로 적은 데다 곧 정기 공장점검도 앞두고 있어 물량에 여유가 없지만 우선적으로 일본을 돕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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