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코로나보다 사람

2021.07.19 03:00 입력 2021.07.19 03:01 수정

작년 7월. 코로나19 발생지역을 예측하는 데 기반이 되었던 자료는 독감이었다. 독감과 코로나19를 비교 분석했을 때, 발생지역 예측률은 75%였다. 올해 2월 코로나19를 다시 살펴보았다. 작년과 달리 독감보다는 감기가 코로나19 발생지역 예측률(86%)을 더 높였다. 코로나19 증상도 독감보다는 감기의 초기증상과 비슷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연령대별 확진자 비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작년 7월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확진자 연령대별 비율은 비교군이 불분명했다. 증상은 독감과 비슷했지만 19세 이하 확진자 비율이 독감과는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확진자의 연령대별 비율이 감기의 연령대별 비율을 쫓아가는 형국이다. 이러한 변화는 무엇을 의미할까.

최정묵 비영리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 간사

최정묵 비영리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 간사

최근 20대의 확진자 발생이 늘고 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발생률이 적은 편이고 사회적 위험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세대라 큰 걱정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19세 이하와 이들의 부모세대인 30~40대가 문제일 수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국내 발생 초기부터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비율을 높여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가족 구성원으로 묶여 있다는 점이다. 나머지 연령대의 확진자 비율은 등락을 보이며 완만히 하락하고 있다. 이제는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을 목표로 삼고 있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별도의 노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지난주, 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에서 전국 1000명을 전화조사 했고, 3개의 질문에 답을 구했다. 첫 번째 질문, ‘만약에 본인이 확진자가 되었다면, 가장 걱정되는 사람은 누구냐’고 물었고, ‘동거하는 가족’이라는 응답이 79%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 같은 동선상에 있었던 사람 14%, 비동거 가족 4%, 친구나 지인 3% 순이었다. 질병관리청에서 지난주에 발표한 선행확진자 분포도 가족이 가장 높았다. 3차 유행 당시 62%였고, 지금도 42%로 가장 높았다.

두 번째 질문, ‘코로나19에 대한 직접적인 방역이 아니더라도, 위생적·심리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찾아가는 방역 활동’의 필요성 여부를 물었다. 필요하다는 응답(76%)이 불필요하다(24%)는 응답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지역사회의 근간인 도소매·숙박·음식·이미용업(84%) 및 운수·배달·판매업(85%) 종사자에서 평균보다 높은 응답을 보였다. 토니 파딜라 UCLA 메디컬센터 환자경험최고책임자에 따르면, ‘희망을 주고 격려한 환자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치료 예후가 좋았고, 환자와의 적극적인 소통만으로도 수술 후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세 번째 질문, 코로나19 대응방식과 관련해 물었다. ‘확진자 발생 시, 소독 및 방역체계를 가동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최선’이라는 응답(27%)보다 ‘확진자 발생 이전, 발생을 예측하고 선제적 방역체계를 가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응답(73%)이 월등히 높았다.

코로나19 전파의 규모와 패턴이 변했다. 그에 따라 K방역의 핵심인 성숙한 시민의식이 지치고 무뎌지지 않도록 정부가 함께해야 한다. 특히 가족과 지역사회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역학적 방역과 함께 ‘가정으로 지역사회로 찾아가는 선제방역, 심리방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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