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살

한국, 아프간 재건팀 당분간 유지할 듯

2011.05.02 22:03 입력 2011.05.02 23:41 수정

이 대통령, 오바마에 “지지” 표명

해외공관·오쉬노부대 경계 강화

미군의 오사마 빈 라덴 사살이 오는 7월부터 단계적인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시작하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단기적으로 호재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미국의 대테러전에 점점 더 깊숙이 발을 담가온 한국에 미칠 영향은 예단하기 어렵다.

정부는 2일 오후 6시40분쯤 공식 논평을 냈다. 빈 라덴을 사살했다는 백악관 발표가 있은 지 6시간여 만이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정부는 이번 작전에서 보여준 미국의 테러 척결 노력을 환영하고 지지한다”면서 “우리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와 재건을 위해 현재 제공 중인 지방재건팀(PRT)의 파견을 포함한 재정적·물적 지원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교민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공식 입장을 내는 방안을 고심하다가 결국 논평을 내는 쪽을 택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런 내용을 담은 서면 메시지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내에는 이번 일로 미국이 7월 아프간 철군을 개시하는 데 필요한 명분이 추가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미국으로서도 생각이 많을 텐데, 7월부터 병력을 빼기로 한 만큼 이번 일이 철군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그간 제2, 제3의 빈 라덴을 만들지 않는 것을 기조로 해온 만큼 아프간 철군을 위한 반환점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따라서 한국이 PRT 활동 보호를 위해 파견한 오쉬노부대도 활동시한인 2012년 12월까지는 철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아프간 재건활동 중인 PRT는 치안 안정 때까지 남아 있어야 하고, (오쉬노부대는) 국회에서 허락받은 기간이 있으니 돌아오라면 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군 파병기간은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 말까지다.

하지만 이번 일로 알카에다 등이 곳곳에서 미국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고 나서면 얘기는 달라진다. 외교부 관계자는 “알카에다 조직이 잘돼 있어서 빈 라덴이 죽는 것에도 대비돼 있을 것”이라며 “아프간 내에서 탈레반의 춘계 대공세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우리 PRT 기지에 대한 경계태세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155개 전 재외공관에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오쉬노부대는 지난달 30일 오후 8시(현지시간)를 기해 부대의 초소 증강 운행 및 순찰 강화, 감시장비 강화 등의 조치를 취했다. 합참 관계자는 “미군과의 협의에 따라 탈레반의 춘계공세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판단에 따른 것으로 빈 라덴 사망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고 밝혔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