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살

세계 각국 “커다란 승리” - “테러리즘 종식 아니다”

2011.05.02 21:59 입력 2011.05.02 23:47 수정

환영 표시… 신중론도 확산

알자지라 “많은 사람 놀라” … 하마스 “美 끔찍한 잔혹행위”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을 기습작전 끝에 사살했다고 1일 발표하자 세계 대부분 국가는 환영 입장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빈 라덴의 사망으로 “테러리즘이 종식된 것은 아니다”라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일 빈 라덴의 사망 소식에 대해 “환영한다”면서 “세계 국민들에게 큰 안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는 “10년에 걸쳐 정의를 실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축하의 소식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예지 부제크 유럽의회 의장도 “우리는 좀 더 안전한 세상에서 살 수 있게 됐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러시아도 “위대한 성공”이라며 “앞으로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에 더욱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슬람권과 적대적 관계에 있으면서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도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을 크게 환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테러와 싸웠던 민주주의 국가들이 추구하는 정의와 자유의 커다란 승리”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한 거리에서 화가가 2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대결 자세를 취하고 있는 자신의 그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자카르타 | AP연합뉴스

인도네시아의 한 거리에서 화가가 2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대결 자세를 취하고 있는 자신의 그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자카르타 | AP연합뉴스

빈 라덴의 죽음이 알카에다 위협의 종식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확산되고 있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교장관은 “평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그의 죽음이 곧 ‘테러리즘’의 패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발표했다. 그는 “아직도 세계에 테러를 가하려는 공범자들이 있을 것”이라며 “테러리즘 및 극단주의와 싸우는 우리의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도 “ ‘테러와의 전쟁’이 중요한 걸음을 내디디는 순간”이라며 빈 라덴의 죽음을 환영했지만 “그의 죽음으로 테러리즘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헝가리 정부는 빈 라덴의 사망 소식에도 불구하고 “테러리즘과의 전쟁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며 “이제 중요한 일은 무슬림 세계가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우선 지켜보는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야노스 마르토니 헝가리 외교장관은 “우리는 전혀 새로운 국면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동과 아랍 등 이슬람 지역은 당혹스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파키스탄 정보부(ISI)가 빈 라덴 제거 작전에 핵심역할을 했지만 파키스탄의 시민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알자지라는 “빈 라덴은 파키스탄에서 영웅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일반 시민들은 자중하고 있으나 종교인들은 항의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이날 “빈 라덴은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며 “탈레반은 이 사건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빈 라덴을 사살한 미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마스 지도자 칼레드 메샬은 이날 “빈 라덴은 명백하게 암살을 당한 것”이라며 “파키스탄 땅에서 빈 라덴을 죽이기 위한 작전은 미국의 끔찍한 잔혹행위”라고 밝혔다. 이스마일 하니야 팔레스타인 총리는 “무슬림 지하드(성전)에 대한 훼손을 맹렬히 비난한다”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는 “빈 라덴 제거로 미국과 동맹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중동지역에 군을 배치할 구실이 사라졌다”면서 이로 인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집트 최대 야권조직인 무슬림형제단 관계자는 미군이 빈 라덴을 사살한 만큼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철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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