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살

체 게바라, 카스트로… ‘미국의 적’들 어떻게 제거됐나

2011.05.02 21:54 입력 2011.05.02 23:28 수정

체 게바라 CIA ‘희생양’… 카스트로 638차례 암살기도

미국 정부가 9·11 테러 주동자인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함에 따라 미국이 ‘자신의 적’을 제거해온 사례들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86), 혁명가 체 게바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76)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미국의 적’을 제거해온 주체는 1970년 중반까지만 해도 미 중앙정보국(CIA)이었다. 이후에는 미군이 직접 나섰다. CIA 암살공작이 국제적인 비난을 사자 76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내려 암살을 금지한 것이 계기였다. 하지만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 이후 테러리스트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표적살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빈 라덴 제거작전은 CIA의 ‘두뇌(정보)’와 군의 ‘발(전투력)’이 합작한 표적살해의 결과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카스트로이다. 카스트로가 59년 쿠바혁명에 성공한 이후 권좌에 있던 49년 동안 총 638차례에 걸쳐 암살기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암살시도는 CIA가 직접하거나 CIA가 훈련시킨 쿠바 망명자들이 담당했다. 쿠바의 정보책임자이자 카스트로 경호책임자였던 파비안 에스칼란테에 따르면 담배폭탄과 독가스 볼펜을 사용하거나 미인계를 동원하는 등 갖가지 방법을 활용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빈 라덴 사살]체 게바라, 카스트로… ‘미국의 적’들 어떻게 제거됐나

남미의 혁명가 체 게바라도 CIA의 주요 암살대상이었다. 체 게바라는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혁명을 성공시킨 뒤 중앙은행 총재, 산업부장관을 역임하며 사회주의 쿠바 정권의 기초를 세웠다. 65년 쿠바의 모든 공직에서 물러난 뒤 세계 혁명을 실현하기 위해 아프리카 콩고를 거쳐 이듬해 볼리비아에서 게릴라전에 몸을 바치며 혁명의 꿈을 이어갔다. 하지만 67년 10월 미군 특수부대 그린베레와 CIA의 도움을 받은 볼리비아 정부군에 체포된 뒤 총살당했다.

후세인과 노리에가는 미국이 직접 침공해 체포한 경우다. 미국은 2003년 3월 이라크가 보유한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후세인은 미군 침공 수주 후에 바그다드가 함락된 뒤 행방을 감췄다. 미군은 후세인을 ‘체포 0순위’로 올려놓은 뒤 행방을 추적하다 그해 12월13일 후세인 고향인 티크리트 인근 농가 지하 땅굴 속에 숨어 있던 그를 체포했다. 후세인은 미군 전범재판에 회부돼 2006년 11월에 사형을 선고받은 뒤 그해 12월30일에 처형됐다.

노리에가 체포도 비슷하게 진행됐다. 미국은 89년 12월 전면적인 파나마 침공을 감행했다. 직선으로 선출된 대통령 위에 군림하며 미약밀매를 벌였다는 게 침공의 명분이었다. 미국은 노리에가를 수반으로 하는 파나마의 군부 주도 정권을 전복시킨 뒤 기예르모 엔데라 정부를 승인했다. 미군의 공격을 피해 바티칸 대사관에 망명한 노리에가는 90년 1월 미군에 투항한 뒤 미국에 압송돼 마약밀반입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92년 7월 종신형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감형된 뒤 2007년 9월 형기를 마치고 프랑스에 송환됐다. 프랑스에서 살인과 돈세탁 혐의 등 추가로 제기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지난해 4월 7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그런가 하면 과격 이슬람 성직자인 안와르 알 올라키(41)의 경우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미국 행정부가 제거명령을 내린 경우다. 예멘계인 알 올라키는 2009년 11월 텍사스주 포트후드 군기지 총기난사사건과 같은 해 성탄절 비행기 폭파미수사건 배후로 지목되면서 미국의 ‘표적살해’ 명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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