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위안부 합의’ 후폭풍

박정희도 박근혜도 일본에 면죄부

2015.12.29 22:52 입력 2015.12.29 23:03 수정

청구권협정 땐 ‘완전하고 최종적’…위안부 합의 땐 ‘최종적·불가역적’

박근혜 대통령(오른쪽 사진)의 결단으로 타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는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왼쪽) 시절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과 닮았다. 일본의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지 못했고, 오히려 관련 문제를 재론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면죄부를 준 점 등이다.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65년 6월 일본과 체결한 한일청구권협정 2조1항은 ‘양국과 그 국민의 재산·권리 및 이익과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을 확인한다’고 규정했다. 일본으로부터 3억달러를 지원받고 양국 간 청구권 문제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해결을 약속했다. 이 조항은 이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 상대 피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하는 이유가 됐다. 일본 법원은 한국이 청구권을 소멸시켰으므로 더 이상 청구권은 없으며, 피해가 있다면 한국 정부에 배상받으라는 논리를 제시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 후폭풍] 박정희도 박근혜도 일본에 면죄부

박근혜 정권도 위안부 협상에서 10억엔 규모의 일본 정부자금 출연 등의 반대급부로 이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된 것임을 확인했다. 또 국제사회에서 상호 비난·비판도 하지 않겠다면서 일본의 추가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우리 외교의 손발조차 스스로 묶어버렸다.

박정희 정권은 청구권협정을 식민지 배상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에 준 돈은 독립축하금 또는 경제협력자금이라고 규정했다. 협정 명칭에 경제협력이란 표현도 포함시켰다.

이번 위안부 협상에서도 양국은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며 애매하게 합의했다. 정부는 ‘도의적’이란 표현이 없어 진일보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본 측은 그렇다고 법적 책임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본의 10억엔 출연도 ‘전 위안부분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목적으로 규정했으며 배상이란 표현은 아예 없다.

협상 과정도 비슷하다. 박정희 정권은 1965년 경제건설 자금 마련을 위해 여론 반대에도 불구하고 쫓기듯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번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입장이 과거에 비해 크게 진전된 게 없음에도 서둘러 협상을 매듭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협상 내용에 대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등 당사자들이 빠진 정부 일방의 협상 진행도 과거와 닮은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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