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한 이틀째

대전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집전… 교회·평화·정치인·고통받는 사람·민족 화해 위해 기도

2014.08.15 21:43 입력 2014.08.15 22:42 수정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둘째날인 15일 오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봉헌했다. 교황이 방한 후 한국 신자들과 드린 첫번째 미사다.

성모승천대축일은 예수의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가 하느님의 은혜를 입어 일생을 마친 뒤 하늘로 올라간 것을 경축하는 축제일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1월1일), 예수 부활 대축일(매년 날짜가 바뀜), 예수 성탄 대축일(12월25일)과 함께 주일이 아니어도 미사에 참여해야 하는 4대 의무 대축일에 해당한다. 특히 8월15일은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에서 해방되고(1945년)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1948년)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국 가톨릭은 민족의 해방과 정부 수립을 ‘성모님의 선물’로 받아들인다.

[교황 방한 이틀째]대전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집전… 교회·평화·정치인·고통받는 사람·민족 화해 위해 기도

교황이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제단에 오르자 이내 분위기는 엄숙해졌다. 미사가 진행되는 내내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를 지키며 교황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유흥식 천주교 대전교구장이 ‘교황님께 드리는 인사’를 낭독하는 동안에는 제단 맞은편으로 ‘당신과 함께 예수님을 따릅니다’라고 새겨진 대형 현수막이 펼쳐졌다.

교황의 강론이 끝나자 가톨릭의 전통 기도인 사도신경을 바치며 신앙고백을 했고 보편지향기도를 바쳤다. 보편지향기도는 개인이 아닌 교회 구성원 공통의 지향이 이루어지기를 비는 기도로 신자들의 기도라고도 부른다. 기도 주제는 가톨릭 교회, 세계 평화, 정치인들,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민족의 화해와 일치 등 5가지로 시각장애인, 필리핀 이주노동자, 어린이, 남녀 신자 각각 1명이 기도했다.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기도를 올린 필리핀 이주노동자 라자르도 에밀리아노 라노스(41)는 “우리 사회에는 부정직하고 무책임한 행실로 빚어지는 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고 경제 발전을 이뤘다면서도 무관심으로 굶주리는 이들이 많이 있다”며 “서로 깊이 신뢰하며 살아가는 사회를 이루고 고통 속에 있는 이들을 위한 사회적 배려를 다하도록 이끌어 달라”고 했다.

이날 교황이 미사를 집전한 제단(사진)은 특별 제작됐다. 색동화가 이규환씨가 디자인한 것으로 성모 승천의 종교적 의미와 순교자 정신, 평화, 한국의 문화를 담았다. 제단의 지붕과 전면의 날아갈 듯 멈춘 선은 한옥 기와선과 저고리의 깃선, 버선의 선 등 한국적 미를 표현했다. 선 한쪽 끝에는 색동을 넣어 교황을 맞이하는 기쁨의 의미와 남북 분단에서 화해를 상징하는 의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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