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한 이틀째

시복식 오는 모든 전세버스에 경찰 동승 신원확인

2014.08.15 21:43 입력 2014.08.15 22:42 수정

“지나친 경호, 교황도 바라지 않을 것”

경찰 “국빈급 경호 마땅히 해야 할 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서울 광화문광장 시복식(16일)을 앞두고 가톨릭 일각에서 경찰의 과잉 경호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은 국빈급 경호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방준위)는 지난달 29일 시복식에 참가하는 각 지역교구에 “모든 전세버스에는 2명의 지역 경찰이 동승하여 참가자의 신원을 미리 확인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탑승 경찰은 광화문 행사장 입구 금속탐지기까지 신도를 안내하고, 시복미사에 함께 참가하며, 귀가 버스에도 동승한다. 방준위는 “신자 5만여명의 신원 확인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렸다. 시복식 참가 전세버스는 약 1650대로 3300여명의 경찰이 동행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최상위 경계령인 ‘갑호 비상’ 체제를 발령하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경찰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경찰은 광화문에서 서울시청까지 높이 0.9m의 방호벽을 설치했다. 방호벽의 길이는 약 4.5㎞에 달한다. 15일 오후 7시부터 광화문 주변 교통을 통제했다.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경찰의 경호가 지나치다. 신자들이 편안하게 시복식에 참가해야 하는데 경찰이 동행해선 감시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3000명 이상의 경찰이 미사에 참석하는 것도 인력 낭비”라고 말했다. 김종봉 신부는 지난 10일 트위터에 “유럽에선 교황 행사에 방호벽을 세우거나 신원 조회를 하지 않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라는 것이 아니다. 한국 정부의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의식을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방호벽 설치 등을 두고 “당연한 경호”라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때 발생한 ‘딱총 사건’ 같은 돌출 사고가 있을 수 있다. 100만명이 모이는 시복식에 꼭 필요한 조치”라고 했다. “버스 동행은 감시 목적이 아니며 신원 확인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시민들이 원치 않으면 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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