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비밀 TF’ 파문

TF 건물 앞 이틀째 대치…보수단체까지 뒤엉켜

2015.10.26 23:05 입력 2015.10.26 23:12 수정
백철 기자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비밀 TF’가 운영된 서울 혜화동 국립국제교육원 앞에서는 26일 야당 의원들과 문을 걸어잠근 TF 측의 대치가 이틀째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20분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TF가 있는 건물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책임 있는 분들을 통해 (국제교육원 측이) 추석 전에 교육부로부터 이 건물(외국인장학생 회관)을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통보를 받았고 추석 직후부터 교육부 직원들이 이 건물을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며 “교육부 장관하고 통화했는데 일상적인 교육부 업무라고 답변했다. 일상 업무를 하고 있었으면 문을 못 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도 “청와대와 황우여 장관은 이 사안에 대해 분명히 설명하고 해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도중 어버이연합·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 70여명이 TF 사무실 근처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회견이 끝날 무렵 이들은 국정화를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고 의원들을 향해 욕설을 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보수단체 회원들은 ‘김일성 주체사상 가르치는 종북교과서 OUT’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집회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은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물병을 집어던지고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날 회관 주변에는 300여명의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었다.

야당 의원들은 오후 3시쯤 현장에서 철수해 국회로 돌아왔다. 야당 의원들이 현장을 떠나자 보수단체 회원들도 오후 3시30분경 해산했다. 새정치연합은 “교문위원들이 국회 대책회의를 위해 나오고자 하던 중 어버이연합에 의해 현장을 나오지 못했다. 어버이연합이 폭언과 고성 등 위협적 상황을 조성했다”고 전했다.

지문식별 장치가 부착된 TF 사무실은 이날 하루종일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다. TF 직원들도 사무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앞서 전날 밤 8시, 야당 소속 교문위원 4명(도종환·김태년·유기홍·정진후)이 TF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TF 직원들은 문을 걸어잠그고 밤새 건물을 나오지 않았다. 의원들은 26일 새벽 2시경 철수했지만 일부 국회 보좌진과 취재진은 밤새 TF 사무실 앞을 지켰다. 야당 관계자는 밤새 TF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외국인장학생 회관 입구 문을 열고 TF 사무실로 들어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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