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이재만·안봉근은
최씨 심부름꾼” 주장 나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의 18년 인연이 벼랑 끝에 섰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 등을 첨삭하고 국정자료들을 열람하는 과정에서 3인방이 전달역을 한 사실이 확인되고, “문고리 3인방도 사실 다들 최씨 심부름꾼”(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26일 “직간접적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예외 없이 교체해야 한다”며 3인방과 우병우 민정수석 퇴진을 요구했다.
박 대통령과 가장 지근거리인 정호성 부속비서관(47)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통령 연설문과 각종 자료들이 정 비서관 손을 거쳐 박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구조이다 보니, 정 비서관은 최씨에게 연설문이 넘겨지는 과정에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최씨의 태블릿PC에 담긴 박 대통령 연설문 등 문건 작성자도 정 비서관이라고 JTBC가 이날 보도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한겨레 인터뷰에서 최씨의 사무실로 청와대 문서를 전달한 인사가 정 비서관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청와대 살림을 책임지는 이재만 총무비서관(50)도 국회에서 위증 혐의로 고발당할 수 있다. 이 비서관은 지난 21일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박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에 대해 “대통령의 친분관계, 그런 부분들에 대해 제가 잘 알고 있지 않다”고만 했다. 3인방이 최씨 심부름꾼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잘 모른다”고 답한 것이다.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50)도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씨가 연설문을 사전 열람하고 첨삭했던 시기 제2부속비서관이었기 때문이다. 안 비서관은 의원 시절 박 대통령을 수행했다.
다만 박 대통령이 1998년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직후부터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수족’ 같은 존재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쉽게 3인방을 교체하지 못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