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10일 넘긴 최씨 도피 행각…국내외서 ‘증거인멸 작업’ 분주

2016.10.27 06:00

지난 15일 최씨 일행과 말·개·고양이까지 한꺼번에 사라져

21일엔 심야에 5~6명이 집 정리…‘제3의 기관’ 도움 가능성

회사 대표 교체에 SNS 폐쇄…“여전히 독일에 체류” 소문도

<b>전경련 압수수색</b> 검찰 수사관들이 26일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의혹과 관련해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수수색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전경련 압수수색 검찰 수사관들이 26일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의혹과 관련해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수수색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 거처에서 열흘 넘게 자취를 감춘 최순실씨 모녀가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뒤에도 국내외,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의혹의 증거를 지우고 있다. 국경 문턱이 낮은 유럽 특성을 이용해 말들과 함께 프랑스로 이동했다는 설이 나오는 등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도주 행각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지난 15일 무렵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소도시 슈미텐에서 최씨 모녀와 젊은 남성, 어린아이 등 최소 4명과 말 4마리, 개와 고양이 10여마리가 한꺼번에 사라졌다. 최씨 일행이 독일을 떠났다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들 중 한 곳으로 도피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순실 국정농단]10일 넘긴 최씨 도피 행각…국내외서 ‘증거인멸 작업’ 분주

정유라씨는 유럽에서 승마 유학을 시작한 2015년 10월부터 지금까지 프랑스를 최소 3차례 방문했다. 2015년 10월9~11일 남서부 지역 비아리츠를 방문했고, 같은 달 23~25일 북서부 지역 르망에 국제경기 참석차 들렀다. 2016년 2월19~20일에는 최대 휴양도시 니스에 체류했다. 니스는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35분 거리(1004㎞)에 있다. 육로로 이동하면 10시간48분이 소요된다.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 마르세유도 지근거리에 있다.

정씨는 승마대회 출전을 위해 2015년 11월에 폴란드 사크수프, 2016년 5월과 8월에는 덴마크의 올보르와 오스트리아의 람프레히샤우센을 각각 방문했다.

승마협회 한 관계자는 “정씨의 전공인 마장마술 분야는 독일·스위스가 본산”이라면서 “비선 실세 논란이 불거진 직후 벨기에 또는 네덜란드 쪽으로 이동했다는 얘기가 나왔었다”고 말했다.

넉 달 전에는 독일 슈미텐 거처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하겐에 머무른 적이 있다. 이곳 역시 유력한 도피처로 거론된다. 이 때문에 세간에는 정씨가 현지 교민의 도움을 받아 독일에 아직 체류 중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난 21일 5~6명의 최씨 조력자가 독일 슈미텐 자택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새벽과 심야를 틈타 집 안에 남은 흔적을 정리했다. 일부 짐은 차에 실어 날랐다. 주택은 현지 부동산에 매물로 나왔다. ‘비선 실세’ 최씨는 독일에서 수행팀을 이끌고 왕성하게 활동했다. 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 등도 최씨의 현지 활동을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 최씨 일행의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도피는 ‘제3의 기관’ 도움 없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씨는 독일 회사 청산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최씨 소유인 ‘더블루K’ 현지 법인 대표는 최씨 측근 고영태씨에서 교포 변호사 박모씨로 바뀌었다. ‘비덱(Widec)’ 주주는 최씨 모녀에서 정씨 승마 코치로 변경됐다. 비덱 호텔 홈페이지와 최씨 모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은 잇따라 폐쇄됐다.

국내에서도 ‘주변 정리’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9월 초 최씨의 ‘강남 아지트’ 논현동 ‘테스타로싸(Testa Rossa)’ 카페가 문을 닫았다. 비슷한 시기 최씨가 ‘회장’으로 불리던 더블루K 한국 법인도 활동을 중단했다.

최씨 소유의 신사동 건물에서도 지난주 수상한 일이 있었다.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건물 5~7층에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들이 밤늦게 들어가 검정 쓰레기봉투에 갖은 물품을 챙겨서 나왔다고 한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