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미군 공백 속 영향력 확대 모색…이슬람 극단주의 확산 가능성에 걱정도

2021.08.16 20:57 입력 2021.08.16 22: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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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관련 국가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등이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동시에 이슬람 극단주의가 자국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접경 국가들은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있고, 유럽 국가들은 난민 유입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아프간 철군을 결정한 이후 무책임한 결정으로 주변 국가에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미국의 공백이 자국의 영향력 확대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이슬람교도가 많은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정치적 안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탈레반의 세력 확장이 신장위구르 자치구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의 중국 내 테러활동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 원칙을 내세워 사태를 관망해왔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탈레반 대표단을 만나 “중국은 아프간 이웃으로 주권 독립과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며 “탈레반이 ETIM 등 모든 테러단체와 선을 긋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탈레반 측도 “어떤 세력도 중국에 해를 끼치는 일을 허락하지 않겠다”면서 경제 협력 의사 등을 내비쳤다.

중국은 탈레반의 정권 장악 이후에도 협력적 태도를 유지하면서 경제적 영향력 확대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아프간 인민의 염원과 선택을 존중한다”며 “탈레반 측은 중국과 좋은 관계 발전을 원한다는 뜻을 표시했다. 환영한다”고 말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중국은 미국이 아프간을 떠난 뒤 남긴 ‘진공’을 메울 뜻이 없고, 타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했다.

러시아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체첸 자치공화국과 연계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국경 경비를 강화하며 상황 변화를 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파키스탄은 자국과 아프간에 걸쳐 사는 파슈툰족을 기반으로 하는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다만 난민이 몰려들거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유입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란은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이 탈레반과 연계돼 시아파 정부를 위협하는 것을, 인도는 앙숙인 파키스탄과 가까운 탈레반 정권이 반인도 노선을 걷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난민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2015년 시리아 전쟁으로 인해 유럽으로 난민이 대거 유입된 것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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